"국민 기대는 높은데"…반발만 불러온 與 혁신안, 쓴소리는 뒷전?
혁신위원 면면보니 ‘쓴소리’ 가능할까?…역할론 의심 ‘솔솔’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통합에 방점을 찍은 '1호 안건'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당내 화합을 위해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인사들에 대한 대사면을 추진하자, 당사자들은 "우격다짐으로 아량을 베푼다"라고 반발하면서다. 더욱이 혁신위가 보여줘야 하는 핵심 가치는 쓴소리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구성원 면면을 보면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맘대로 죄 만들어놓고"…반발에도 "당원 의견" 치부
인요한 혁신위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징계를 받은 대상들에 대한 징계 해제를 1호 안건으로 삼고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소위 대사면의 대상으로 언급된 대상은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다. 혁신위는 '대탕평'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당사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들은 징계 당시 정략에 의해 탄압받았다는 취지로 반발했고, 여전히 당 징계에 반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당 윤리위로부터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당원권 정지 6개월)에 이어 해당행위에 따른 '민심 이탈' 등 이유로 1년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이 전 대표는 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자신의 대표직을 박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폭우 골프' 논란으로 10개월의 징계를 받은 홍 시장은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다고 사과했지만,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 징계에 반발한 이들은 이번 대사면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정략에 의한 징계였음에도 자신들이 실제 죄를 지은 것처럼 '사면'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이유다. 홍 시장은 "니들 맘대로 죄를 만들어 징계하고 맘대로 사면 한다는 건 못 받아들인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들의 적대적 반응에 마음을 녹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준석 당원 의견이고, 저희 기준에 따라 논의하겠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1호 혁신 안건인 사면은 인 위원장의 추진 의사와 달리, 일부 위원들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향후 인 위원장이 당 체질 변화를 위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선 구성원들의 합의를 끌어낼 리더십이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요한이 높인 기대, 위원 구성되자 하강
이 전 대표는 혁신위의 방향성에 대해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게 혁신위의 일"이라며 "권력 횡포를 지적하는 근본적인 것을 하라"고 충고했다. 당초 당내에서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원인으로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적 관계를 꼽기도 했다. 그만큼 혁신위가 대통령실은 물론 지도부에도 소위 '쓴소리'를 내줬으면 하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인 위원장이 "대통령·당과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대화할 것"이라고 밝히자 당내 기대감도 함께 고조됐지만, 12명의 혁신위원이 구성되자 "국민 기대치는 높은데, 인적 구성을 보니 실망"이라는 혹독한 인사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국민 기대를 불러올 인적 구성이 필요한데, 쳐다봐도 별로 주목할 것도 없고 기대치도 없다"며 "본인들은 진심이라고 하겠지만, 국민이 위원 구성을 볼 때 진정성 없다고 보면 꽝인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은 "능력 위주로 뽑았다고 했는데, 위원직을 고사한 여러 인사들과 비교하면 장난에 불과해 보인다"며 "혁신위 출범 이유를 보여주지 못한 인사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15일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이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선 당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허은아 의원은 "이쯤 되면 다같이 용산에 가서 도끼 상소라도 올려 호소했어야 했다"고 말했고, 김웅 의원은 "우리가 강서구청장 선거를 단결을 안해서 졌냐, 또 단결하자고 하면 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같은 요구를 일부 수용한 듯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에 대해 시정을 적극 요구하겠다"며 대통령실과의 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당의 주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 출범한 혁신위의 첫 회의에선 '민생·통합'의 언급이 주를 이뤘다. 특히 외부 전문가로 초청된 이젬마·임장미·박소연·최안나·송희·박우진 등 인사들은 당이 아닌 한국 정치 문제점, 유기동물 해결책 등 현안을 언급했다. 첫 회의라는 점을 고려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문제는 당내에서도 생소한 인사라는 탓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이 중 역량 등에 대한 검증 없이 짧은 인연만으로 혁신위원으로 추천된 인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한 당 관계자는 "주로 언급된 분들이 모두 고사하니 어쩔 수 없지 않나"라고 했다. 2000년생인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생회장의 경우 "기존에 알고 있던 청년 인사인 줄 알았는데, 동명이인이라 엉뚱했다"며 "이번 인선에 쓴소리를 낼 수 있는 인사도 있지만, 아닌 분이 다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등 당내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선을 보면 다양한 분야에 인사들이 합류했는데, 국가를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에 대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어서 부른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일부 위원을 제외하곤 이 사람들이 어떤 혁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의 개연성이 부족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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