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선생님들에게 보내는 응원 ‘당신은 제법 괜찮은 교사입니다’[화제의 책]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와 교권침해의 갈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교사들에 의한 학내 폭력은 단드시 근절돼야 할 폐습이다. 하지만 교육현장을 바르게 이끌어 가려는 교사들의 교권도 절대 침해돼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교사가 학생들 혹은 그들의 부모로부터 상처를 입고 교사로서 회의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교육현장의 파수꾼인 선생님들에게 작은 용기를 주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당신은 제법 괜찮은 교사입니다’(엄재민 지음 / 책장속북스)이다. 이 책은 25년 차 교사인 저자가 교사로서 함께 성장하기 위해 동료 선생님들과 나누었던 지난 5년 동안의 ‘고민의 기록’이다.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교직 생활을 시작한 저자의 남다른 이력은 교사만을 바라봤고, 교사만을 꿈꿨으며, 교사로만 살아가는 선생님들의 고충을 좀 더 세심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했다.
그는 교사란 외롭고 힘든 직업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인 회사는 입사를 하면 업무뿐 아니라 사소한 것까지 알려주는 선배가 있지만 학교는 그렇지 않다. 대개 교사는 학생들에게는 하나하나 챙겨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동료 교사나 후배에게 아주 사소한 것들을 말해주는 것을 실례라고 생각한다.
이런 교사 집단의 특성을 고려해 저자는 가볍게, 무심하게, 지나가는 말로 흔들리는 후배 교사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런데 그 한마디에 교사들이 다시 힘을 내는 것을 보면서 저자는 2018년 신규 교사를 격려하고 서로를 다독이려는 목적의 교사 동아리 ‘따로또같이’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저자는 선배 교사의 실제 경험과 고민이 그대로 묻어나는 아주 ‘사소한’ 사례를 건네고 있다.
그렇게 모은 70개의 사례는 저자 개인의 감상을 쓴 가벼운 에세이가 아니라 ‘교직생활 백과사전’에 가깝다. 특히 교사로서 마주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고민이 상황별로 자세히 서술돼 ‘이런 고민을 나만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을 나누기에 충분하다. 이 공감은 허공 속에 맴도는 공허한 위로가 아니다. 앞서 그 길을 가고 있는 교사가 고군분투해 얻은 든든한 위로다.
저자는 ‘교사 편’ ‘업무 편’ ‘수업 편’ ‘학생과 학부모 편’ 등 4장으로 나누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실질적인 팁을 제시한다. 교사 편에서는 교사로서 어떤 마음과 태도로 지내야 하는지를, 업무 편에서는 교사라는 직업을 스스로 어떻게 봐야 하며 직업인으로서 힘들 때 어떻게 헤쳐 가야 할지를, 수업 편에서는 수업 중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대처법과 수업시간에서의 노하우를 들려준다. 학생과 학부모 편에서는 어떻게 그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교사는 갑질하는 직장 상사도 만나야 하고, 전혀 생각지 못한 학생과 그들의 부모를 만나서 속을 끓여야 하는 일도 많다. 자존심을 꺾고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차가운 시선을 받게 되는,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인 일이 허다하다. 그러기에 25년이나 학교 현장에 있는 저자도 “매일 낯선 경험을 해야 하는 신규 교사들의 학교생활은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또 “학생의 권리, 학부모의 권리, 교사의 권리 모두가 소중하기에 서로 위로해 주고 격려해 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교육의 세 주체가 모두 믿음으로 함께 가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도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는 교권과 학습권에 대한 논란을 마주하면서 그는 교사로서 마음이 착잡해진다고 전한다. 학부모의 권리는 당연하지만 교사의 권리는 당연하지 않고, 학생의 학습권은 존중되는 반면 교사의 수업권은 존중받지 못하는 세상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후배 교사들의 어깨를 잡아주려 한다.
출간에 앞서 자신의 글이 선생님들에게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는 저자는 그러나 5년 동안 뭉근하게 준비한 이 책이 지금의 현실을 답답해할 선생님들에게 잠깐의 휴식이라도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간을 결심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책을 통해 ‘당신은 제법 괜찮은 교사입니다’라고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을 응원한다. 나아가 이 책이 학부모가 ‘교사’를 엿보면서 이해하는 데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곁들였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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