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 높이 3m인데… 지하도로 씽씽 달리다 시설물 잇달아 들이받은 3.9m 트럭 ‘아찔’

지하도로 내 ‘정차 비상 방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달아 충돌

연합뉴스

 
제한 높이 3ｍ인 서울의 한 지하도로를 아무렇지 않게 달리다 천장 시설물을 파손시킨 운전자가 적발됐다.

28일 지하도로 운영사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쯤 6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4.5t 화물 트럭이 양천구 신월동에서 지하도로 방향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통과 높이 안내 표지판’을 들이받았다.

그러나 A씨는 차량을 멈추지 않고 계속 운행했고, 그의 트럭은 지하도로 차로제어시스템(LCS·가변차로를 화살표 신호등 등으로 안내하는 시스템) 시설물 6대를 잇달아 치고 지나갔다.

지하도로 운영사 관계자는 “진입을 제지했는데도 차량이 들어갔다. 지하도로 내에서도 정차하라는 비상 방송을 했지만 멈추지 않아 결국 자체 순찰차가 트럭 앞을 막아세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트럭을 뒤따라 달리던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트럭이 시설물을 치고 지나가면서 ‘쿵’하고 굉음을 내며 시설물이 앞뒤로 크게 흔들리는 아찔한 장면이 담겼다.

일부 시설물은 충격 여파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거나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지하차도 바닥에 떨어진 잔해 때문에 뒤 따라오던 차량 10대가 앞유리나 타이어 등이 파손되기도 했다.

다행히 떨어지는 시설물에 부딪힌 차량은 없었다.

조사 결과, A씨가 몰던 트럭의 높이는 적재함에 실린 대형포대(톤백) 탓에 약 3.9m에 달했다. 이는 지하도로 통과 제한 높이를 1m 가까이 초과한 것이다.

시설물과 부딪힌 톤백이 찢어지면서 안에 담겨 있던 톱밥이 도로에 쏟아지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화물차용이 아닌 승용차용 내비게이션으로 운전한 탓에 지하도로로 트럭을 몰게 됐다. 빨리 통과하면 될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