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공천?" 친명 원외, 대거 비명 지역구로...내홍 불씨 되나
[앵커]
단식 회복 치료 뒤 당무에 복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단합'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당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의심의 눈길은 여전합니다.
특히, 내년 총선에 나설 친명 원외 인사들이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대거 도전장을 내밀면서 또 다른 내홍의 불씨가 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재명 대표 당무 복귀를 앞두고, 최대 관심사는 '체포동의안 가결파' 등 해당 행위자 징계 여부였습니다.
이 대표는 '단합'을 강조하며 징계엔 선을 그었지만,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23일) :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단결하고 단합해야 합니다.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측근 그룹 내부에선 "문제 있는 분들은 공천 때 자연스럽게 걸러지지 않겠느냐"는 뼈 있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이 같은 물밑 흐름에 발맞추듯, 최근 친명 조직을 자처한 민주당 전직 기초단체장들이 대거 비명계 의원 지역구를 노리며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박정현 / 전 대전 대덕구청장 (18일) :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구체적인 대진표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 내년 출마 지역이 친이낙연계 박영순 의원과 겹칩니다.
이 대표 체제 당 대변인을 지낸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비명계 김종민 의원과의 승부를 예고했습니다.
이 밖에도 서울 은평을, 영등포갑, 광진갑 등 지역구 현역 의원들이 도전을 받았는데,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거나 이낙연 전 대표 측과 가깝다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광역단체별로 서울·경기 각 지역구에 친명 비명, 이렇게 딱 대비를 시켜놓고 친명 후보 밀어주자, 이런 캠페인도 지금 하고 있거든요.]
강성 지지층들, 이른바 '개딸'들이 비명계를 겉과 속이 다른 이른바 '수박'으로 낙인 찍고 거칠게 공격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입니다.
최근 '통합' 기조 속에 진행된 이 대표와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직접 자제를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개딸들의 언행을 둘러싼 당내 논쟁은 뾰족한 해결책 없이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당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에서 패한 단체장들이 대거 총선 예비후보군이 된 데다,
전임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까지 출마 채비를 서두르며 야권의 '인사 적체'가 쌓인 구조적 문제도 공천 경쟁을 격화시킨 원인으로 꼽힙니다.
결국, '시스템 공천' 룰에 따른 경선이 펼쳐지겠지만, 비명계 입장에선 공천 불안이 확산하며 집단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이은 친명·비명 간 공천 경쟁이 당 분열의 촉매로 작용하진 않을지 당내 우려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입니다.
YTN 안윤학 (yhah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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