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 3실책→1군 말소→항저우AG 金' 작은 거인의 다사다난했던 한해, 아픈 만큼 더 강해진다 [오!쎈 인터뷰]
[OSEN=대구, 손찬익 기자] "항상 그랬듯이 끝나고 나니 시간이 빨리 흘러간 것 같고 후반기 들어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한 거 같아 야구를 안 했다는 느낌이 든다".
삼성 라이온즈의 '작은 거인' 김지찬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 같이 말했다. 올 시즌 9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2리(291타수 85안타) 1홈런 18타점 59득점 13도루를 남겼다. 부상 여파로 자신의 뛰어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김지찬은 올 시즌을 앞두고 수비 강화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으나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16차례 실책을 범했다. 특히 6월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한 경기 실책 3개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삼성은 다음날 김지찬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문책성 교체가 아닌 선수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김지찬이 심적으로 흔들리는 것 같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아직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마음이 안 됐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으로 쫓긴다. 계속 경기에 나선다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소 이유를 밝혔다.
김지찬은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같은 팀에서 뛰는 형들은 물론 (이)원석이 형, (박)해민이 형, (김)상수 형 등 타 구단으로 이적한 형들도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NC (박)민우 형도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잇단 실책으로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든든한 형들의 진심 가득한 한 마디에 큰 힘을 얻게 된 그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여겼다.
"저도 멘탈이 강한 줄 알았는데 그때 많이 흔들렸다. 처음으로 그런 경험을 했으니 앞으로 더 강해지지 않을까. 좋은 일이 있든 안 좋은 일이 있든 다 무슨 뜻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본다. 항상 좋은 생각만 하고자 한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춘 그는 "항상 문제 되는 게 수비라고 생각한다. 사실 할 때마다 늘어야 하는데 좀 더 못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계속 실책이 나오면서 자신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수비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한 순간에 그렇게 됐다. 앞으로 제가 더 잘하기 위해 이런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경험이라고 여기고 있다. 어차피 하는 건 제가 하는 거니까 열심히 해서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금메달을 따낸 그는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뛰어봤지만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뛰면서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남다르고 이래서 야구를 잘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지찬은 또 "(최)원준이 형과 상무에서 함께 했던 (김)재혁이 형과 (김)도환이 형이 원준이 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이번에 같은 방을 쓰면서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김)혜성이 형은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수로 잘 알려져 되게 궁금했는데 많이 물어봤고 타격 동영상을 자주 보는 (강)백호 형이 제게 도움이 되는 영상을 알려주는 등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전했다.
역대 최약체 전력이라는 혹평을 딛고 4회 연속 금메달 수상을 이룬 비결에 대해 "(최약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여겼다.
TV 중계를 통해 가을 야구를 지켜보는 그는 "야구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가을 무대에서 잘하는 거 보면 부럽고 같은 무대에서 상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어 "2년 전 플레이오프 2경기만 하고 끝나서 많이 아쉬웠는데 내년에는 꼭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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