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오송도 안 했다…참사 재난원인조사 손놓은 정부
[앵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2014년 이후 정부는 '재난 원인 조사'라는 제도를 구축했습니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철저히 따져봄으로써, 유사 사고를 막겠다는 취지인데요.
한승연 기자가 취재해본 결과, 이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 보일 정도로, 실제 조사가 이뤄지는 비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그 내용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2020년 근로자 38명이 숨진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정부는 재난원인조사를 실시했고, 재발을 막기 위해 부처별로 세부 과제를 지정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경주 리조트 붕괴 등 대형 재난이 잇따르자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등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재난원인조사 제도.
2014년 도입 이후 최근까지 사상자가 5명 이상 발생한 재난 86건 가운데 23건만 원인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전체의 27%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정부 합동으로 조사가 이뤄진 건 2014년 경주 리조트 붕괴와 2020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 단 2건.
1년 전 이태원 참사와 지난 여름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도 원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조사 실시가 의무가 아니라 행정안전부 장관 재량이기 때문입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 "참사가 발생했을 때 재난원인조사를 하지 않게 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사회적 갈등들, 그리고 유가족들이 그 과정에서 소모되고 상처받는 과정들이 반복되는 거죠."]
재난 원인 조사를 의무화하거나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종수/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 : "과거의 사례를 알아야 현재를 우리가 대응할 수 있고 조사가 많은 사례가 있어야 과학적인 대안을 마련을 할 수 있잖아요."]
행안부는 이태원과 오송 참사의 경우 광범위한 수사가 이뤄져 추가적인 원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올해 8월부터는 행안부가 아닌 민관 협의체가 원인조사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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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 기자 (hanspo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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