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히잡 시위'되나‥도덕경찰 실랑이 10대 이란소녀 숨져

정상빈 2023. 10.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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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이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10대 소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숨졌습니다.

작년에도 22살 여성이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됐다 사망하면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었었는데요.

이번 사건이 또 다른 시위의 도화선이 될지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

히잡을 쓰지 않은 한 10대 여성이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옵니다.

잠시 뒤 개찰구를 지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지하철에 올라탑니다.

그런데 뒤따라 오르던 친구가 놀란 듯 뒷걸음질쳤고, 곧이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성이 지하철 바깥으로 옮겨집니다.

의식을 잃은 여성은 16살 청소년 아르미타 가라완드.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뇌사 상태에 빠졌던 그녀가 사건발생 4주가 지난 오늘 결국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아르미타가 '도덕경찰'이라고 불리는 지도순찰대의 물리적인 폭력으로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가라완드가 저혈압 쇼크로 쓰러지면서 금속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혔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당국이 실신 당시 지하철 내부 CCTV 영상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사건 은폐 의혹까지 번지는 상황입니다.

인권단체는 또 딸이 저혈당 쇼크로 쓰러졌다는 가라완드 부모의 인터뷰는 보안당국 측 고위관리의 압력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아르미타 가라완드 어머니] "지하철 CCTV 영상을 봤는데,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이 단속 대상이 됐다 목숨을 잃은 건 이번만이 아닙니다.

작년 9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쓰러져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여성, 생명, 자유, 이슬람 공화국 타도."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5백 명 이상 숨졌습니다.

현재는 정부의 강경대응에 시위가 진압된 상태지만, 10대 소녀의 석연치 않은 죽음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제2의 아미니 사태로 번질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편집 :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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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신재란

정상빈 기자(js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807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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