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외국인 생존자들의 질문‥"왜 못 막았나?"
[뉴스데스크]
◀ 앵커 ▶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 가운데 26명은 외국인이었습니다.
약 6명 중 한 명이 외국인이었던 만큼 피해가 적지 않았는데요.
당시 겨우 목숨을 건지고 그 기억에 괴로워하고 있는 외국인 생존자들을 MBC가 만나봤습니다.
그들은 심리치료 같은 정부 지원에서도 소외돼 있었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었나, 한국 정부를 향해 여전히 묻고 있었습니다.
손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아들로, 10년 전 한국에 온 에티오피아인 왁잘라 씨.
작년 10월 29일 저녁,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왁잘라/에티오피아인]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무슨 일인지 혼란스러웠고, 앰뷸런스가 들렸습니다."
인파에 깔린 사람들을 꺼내 심폐소생술을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왁잘라/에티오피아인] "(구조대가) 전기충격을 하면서 그녀를 깨우려 했지만 결국 그녀 얼굴이 어두워졌고, 몸은 차가워졌습니다."
2명을 겨우 구했지만, 세 번째 여성은 그의 곁에서 숨졌고, 분향소에서 만난 그녀의 어머니는, 왁잘라 씨를 꼭 안아줬다고 합니다.
[왁잘라/에티오피아인] "딸이 마지막으로 한 말이 뭔지 물으셨습니다. <아무 말도 못 했군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제겐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다 겨우 안정을 찾았지만, 핼러윈이 다가오자 다시 자꾸 기억이 납니다.
한국 정부가 심리치료를 지원한다는 건 아예 몰랐습니다.
[왁잘라/에티오피아인] "(지원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한국 정부가) 제게 해준 것은 없습니다."
벨기에인 유학생 와심 에세나베 씨는, 미국인 친구를 그날 떠나보냈습니다.
[와심/벨기에인] "끝내 연락을 받지 않았던 친구는 1명뿐이었습니다."
누구에게 털어놓고 싶었다던 그 역시, 정부의 심리치료 안내를 받은 적 없습니다.
[와심/벨기에인] "(참사 뒤) 2주 정도는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지금도 그날 밤의 감정들이 떠오릅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심리상담 건수 7천 108건 중 외국인은 134건, 1.8%에 불과했습니다.
지원에서 소외된 외국인 생존자들, 그들도 똑같이 묻고 있었습니다.
[와심/벨기에인] "차량 통제를 했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도로로 나와 움직일 공간이 있었을 겁니다. 왜 고려하지 않았습니까?"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 영상편집 : 이화영 / 자료제공 :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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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장영근 / 영상편집 : 이화영
손구민 기자(kmsoh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8068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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