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ｍ 제한 터널 6㎞ 밀고들어간 3.9ｍ 트럭…“빨리 통과하면 될 줄 알았다”

신월여의지하도로 천장 시설물 등 파손
운전자 “승용차용 내비 사용했다 잘못 들어가”

27일 대형 화물트럭이 높이 제한 3m의 서울 신월여의지하차도로 무리하게 진입하는 모습. 독자 제공. 연합뉴스

제한 높이 3m인 서울 신월여의지하도로에 높이 3.9m의 4.5t 화물차를 몰고 들어간 60대 운전자가 그러고도 6㎞를 무리하게 더 달리면서 천장에 설치된 각종 시설물을 잇달아 파손하는 사고를 냈다. 이로 인해 가변차로를 화살표·신호등 등으로 안내하는 차로제어시스템(LCS)이 망가졌는가 하면 뒤따라 오던 차량 10대의 앞유리와 타이어 등이 파손되기도 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27일) 오후 3시쯤 A씨가 몰던 4.5t 화물차가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 지하도로 방향으로 진입하면서 통과 제한 높이 안내 표지판을 들이받았다.

표지판은 제한 높이 3m가 넘는 차량의 진입은 진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으나, A씨가 정반대로 행동한 것이다. A씨가 몰던 화물차의 높이는 적재함에 실린 대형 포대(톤백) 탓에 제한 높이보다 0.9m 높은 3.9m 정도였다.

그러나 A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운전을 계속했다.

결국 LCS 등 천장 시설물들이 잇달아 파손됐다. 시설물 중 일부가 천장에 위태롭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거나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떨어진 시설물에 부딪힌 차량은 없었지만, 뒤따라 오던 차량 10대가 시설물 잔해 피해를 입었다.

화물차에 실려 있던 톤백이 찢어지면서, 그 안에 담긴 톱밥이 도로 위에 쏟아지기도 했다.

지하도로 운영사 측은 "지하도로 내에서도 ‘정차하라’는 비상 방송을 했지만 (A씨의 화물차가) 멈추지 않아, 결국 자체 순찰차가 트럭 앞을 막아세웠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등에 "화물차용이 아닌 승용차용 내비게이션으로 운전한 탓에 지하도로로 트럭을 몰게 됐다"며 "빨리 통과하면 될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음주운전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