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클로저 블론에 22년 전 'BK' 소환…"팬들은 기억하겠지만…"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아무도 그 때와 연관 짓지 않을 것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28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5-6으로 패배했다.
애리조나는 9회말까지 5-3으로 앞섰다. '클로저' 폴 시월드가 경기를 끝내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시월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가을야구 8경기에 등판해 단 1실점도 하지 않았으며 6세이브를 기록했다. 2001시즌 포스트시즌 기간 3세이브를 기록했던 김병현을 제치고 애리조나 프랜차이즈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애리조나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시월드가 선두타자 레오디 타베라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마커스 세미엔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지만, 코리 시거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았다. 시거가 초구 93.6마일(약 150km/h)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월드가 이번 포스트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11회말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미겔 카스트로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텍사스가 1차전을 가져갔다.
시월드의 블론세이브에 22년 전 김병현이 소환됐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가르시아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애리조나에 가장 눈에 띄었던 연장전 패배는 뉴욕 양키스와의 2001년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나왔다"며 "애리조나 팬들은 4차전 10회 데릭 지터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고 5차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김병현의 연이은 악목 같은 등판을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애리조나는 4, 5차전을 양키스에 내주며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끌려갔다. 하지만 6차전에서 15-2로 대승을 거뒀고 7차전 승자독식 경기에서 1-2로 뒤진 9회말 역전에 성공하며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애리조나는 이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다가 22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이다.
토레이 로불로 감독은 22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는 질문에 "나는 우리 팀 선수들이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할 만한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이어 "나는 우리에게 정말 대단한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아마도 그때를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도 그 점들을 연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