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물결로 빼곡해진 ‘기억과 추모의 벽’… 28일 유가족 주관 문화제도
“벌써 1년이 지났다는 것도 믿기지 않지만 또 그냥 눈물이 나요. 그냥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8일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4시반쯤 서울광장 분향소에서는 유가족이 직접 주관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유가족들은 희생자 159명을 기리는 영정 앞에 생전 고인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놓고 159번의 절을 하며 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아이들에게 전하는 추모시 낭송과 직접 만든 영상 상영도 이어졌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민들의 발길도 계속 이어졌다. 분향소에 국화꽃을 놓거나 추모 쪽지를 쓰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추모쪽지가 붙은 ‘기억과 추모의 벽’은 지난 16일 세워진 후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히 채워졌다.
핼러윈데이를 앞둔 토요일 저녁, 이태원에 설치된 ‘기억과 안전의 길’도 추모객들이 남긴 글과 국화,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예술 작품으로 가득 채워졌다. 예년 같으면 거리에 분장을 하거나 특이한 옷을 입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겠지만 이날은 ‘추모’ 분위기로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재난안전관리 책임자였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탄핵 기각 후 업무에 복귀한 7월 이후 이날 처음으로 이태원 현장을 찾았다.
기억과 안전의 길에 헌화한 뒤 10초가량 묵념한 이 장관은 시민들이 포스트잇에 쓴 애도 글을 찬찬히 읽은 뒤 “지금 계신 책임자들이 안전 시스템을 강구해서 최소한 이 지역에서만큼은 사고가 안 나게끔 만전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29일에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식이 서울광장에서 개최된다. 서울광장 분향소를 둘러싸고 유가족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던 서울시는 참사 1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를 서울광장에서 열고 싶다는 유가족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해당 행사를 ‘정치 행사’로 규정하며 유가족들의 초청 의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당 차원에서 불참을 결정했다. 유가족들은 “(해당 행사는) 순수한 추모 행사”라며 “대통령의 자리를 비워두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유족들은 지난 1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키고 159㎞를 행진하며 참사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를 촉구해왔다. 그 사이 부실 대응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6명 가운데 4명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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