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춤 추는 KIA 19세 좌완 싸움닭 잠수함의 호주 유학…제2의 최지민? 잘 키우면 비밀병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싸움닭 기질이 있다.”
KIA 김종국 감독은 공주고를 졸업한 왼손 잠수함 곽도규(19)를 두고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실제 시범경기서 관심을 갖고 기용하기도 했다. 또 다른 좌완 잠수함 김대유보다 팔 높이는 살짝 높은데 구속은 더 나온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구속 144km를 찍었다. 공도 빠르고 투구폼도 독특한데다 도망가지 않는 승부가 돋보였다. 결정적으로 투수판을 밟고 투구 동작에 들어갈 때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은 뒤 양 어깨를 좌우로 정확히 세 차례 흔드는 루틴이 있다. 고유의 준비과정이다.
이렇듯 상당히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 투수. 그러나 투구 밸런스의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해 갑자기 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이 많았다. 결국 1군에선 많이 중용되지 못했다. 올 시즌 14경기서 아무런 기록 없이 평균자책점 8.49.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선 나름의 성과를 봤다. 37경기서 6승1패5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 사사구가 24개로 역시 많긴 했지만, 피안타율 0.250으로 나쁘지 않았다. 독특한 딜리버리에 자신만의 무기가 확고하다.
장기적으로 KIA가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한 투수다. 그래서일까. KIA는 곽도규를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한다. 호주리그는 11월에 개막하는데, KIA는 곽도규가 실전 경험을 더 쌓으면 충분히 좋은 투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KIA는 1년 전 질롱코리아에 김규성, 최지민 등을 파견해 재미를 봤다. 김규성은 타격에 어느 정도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고, 최지민은 질롱코리아가 야구인생을 바꿨다. 최고구속 10km 가량 올라갔고, 그게 통한다는 걸 호주에서 먼저 느꼈다.
결국 최지민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1년차 시절과 달리, 올해 KIA 필승계투조로 활약했다. 심지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박영현(KT)과 함께 핵심 셋업맨으로 뛰며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본인도 군 복무를 해결했다. 스스로 호주 유학의 효과가 컸다고 얘기한다.
KIA는 곽도규 외에도 김기훈, 김현수, 홍원빈, 박민 등 5명을 파견한다. 질롱코리아가 사라졌지만, 구단이 직접 캔버라와 협상해 얻어낸 소중한 기회다. 여기서 제2의 최지민을 발굴한다면 최상의 결과다. KIA는 불펜 뎁스가 좋지만, 불펜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곽도규가 1군에서 통하면 불펜의 다양성이 상당히 좋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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