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4위 지켰지만 금메달수 부족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결산 인터뷰[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종합 4위는 지켰지만 금메달수가 부족했다. 신인 발굴, 세대 교체, 경쟁력 강화에 더욱 주력하겠다.”
2022 항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마친 한국 선수단 판단이다.
한국은 28일 끝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0개, 은메달 33개, 동메달 40개를 땄다. 당초 예상한 금메달 숫자(39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당초 목표 순위인 4위는 지켰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정), 김진혁 선수단장(김), 박종철 총감독(박)은 이날 폐막식에 앞서 항저우 코리아 하우스에서 결산 기자 회견을 가졌다.
-대회를 총평한다면.
정 : 우리는 상위권 국가들이 많은 메달을 딴 육상, 수영에서 부진했다. 메달밭 볼링이 빠진 탓도 컸다. 태권도, 바둑 등 처음 채택된 종목이 금메달을 따준 게 4위를 지킨 힘이 됐다. 개인적으로 태권도 주정훈의 금메달이 가장 인상적이다. 도쿄 패럴림픽 첫경기에 패하면서 동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풀었다.
김 : 휠체어 테니스 복식 금메달이 기억에 남는다. 금메달을 예상하지 않은 종목이었다. 휠체어를 타면서도 비장애인 테니스보다 오랜 랠리를 하는 걸 보고 놀랐다. 사이클 김정빈이 개인적으로는 MVP라고 본다. 김정빈은 선수촌 밖에서 생활했고 뜨거운 날씨에서도 3관왕이 됐다. 비장애인 파트너와 합작한 성과라 의미가 깊다.
박 : 3관왕 두 명, 2관왕 네 명 등 다관왕이 적었다. 신인선수들이 잘한 건은 고무적이다. 집중 지원 우수선수 54명 중 43명이 입상했다. 파리와 LA 패럴림픽을 기대하게 한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협업도 좋았다. 탁구 서수연이 인상적이다. 2016 리우 패럴림픽 결승에서 패한 리우징(중국)에 계속 지다가 이번에 이기며 금메달을 땄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종목들이 많았다.
정 : 수영, 육상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부족하고 육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잘할 수 있는 종목을 골라 집중해야 한다. 양궁, 탁구, 사격, 론볼 등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박 : 탁구가 중국에 밀려 절반 정도 메달을 땄다. 론볼도 1년 동안 잔디에 적응한 중국에 뒤져 예상보다 부진했다. 종합 1위 중국(금 214개)를 제외하고 2위 이란(금 44개), 3위 일본(금 42개), 5위 인도네시아·6위 인도(이상 금 29개), 7위 태국(금 27개), 8위 우즈베키스탄(금 25개) 등 기량이 평준화됐다.
-세대교체, 국제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정 : 동의한다. 배드민턴, 사격 등은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됐다. 반면 좌식 배구, 양궁, 론볼 등은 그렇지 않다. 양궁, 메달이 많은 탁구에서 세대교체 속도를 내겠다. 실업팀 창단, 선수 발굴, 리그제 시행도 강화할 것이다. 국내 선수층이 얇은 만큼 동하계 종목 병행 또는 전환도 적극 권유해야 한다. 시각 축구는 이번에 출전하지 못한 종목이다. 조만간 시각 축구 실업팀이 창단된다니 고무적이다. 국가대표에 종목별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종목 내에서도 최고 기량 선수를 특별 지원하고 있다. 메달 가능성이 낮은 종목들은 예산이 줄어든다고 반대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다.
박 : 사격, 휠체어농구, 휠체어펜싱, 휠체어테니스는 연령층이 약간 낮아졌다. 국내 중도 장애인은 대부분 중장년이다. 2021년 기준 장애 학생이 10만명 정도인데 선수로 뛸 만한 학생들은 1만명 정도다. 학생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일본 기량이 무척 좋아졌다.
정 : 일본 추격이 무섭다. 2017 두바이 아시아장애청소년체육대회에 일본은 선수단 200명을 파견했다. 대부분 육상, 수영 선수들이었다. 일본은 세대교체를 무척 빨리한다. 일본은 패럴림픽에 초점을 두고 아시아경기대회는 신인 선수이 경험을 쌓는 대회로 운영하고 있다.
-비장애인 지도자와 훈련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 같다.
정 : 100% 공감한다. 올해 처음으로 장애인국가대표팀 코치, 감독 월급제가 실시됐다. 내년에는 일부 종목에서 일부 스태프 급여제도 시행된다. 대표팀, 실업팀 대우가 좋아져야 우수한 비장애인 경기 파트너와 지도자들이 올 것 같다.
-장애인 생활체육 저변 확대도 필요할 것 같다.
정 :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사 1200명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860명이 활동 중이다. 현재 149개 시군구에 장애인체육회가 있다. 장애인 학생 46%가 일반 학교에 다닌다.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지도자 연수도 강화하겠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어울림 대회도 확대하겠다.
-중계방송 등을 통해 장애인 스포츠를 널리 알려야 한다.
정 : 이번에 육상, 수영, 휠체어농구, 휠체어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가 중계됐다. 아시아경기대회 사상 처음으로 공중파 3곳이 함께 방영했다. 장애인체육회인터넷 TV도 더욱 활성화하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정 : 올해 장애인체육회 후원금이 6억원이나 됐다. 개인 사업이 있는데 후원도 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 현장까지 온 분 등 장애인체육을 도와준 모든 분들에 감사하다. 종목 회장을 맡을 기업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김 : 나는 사업가다. 우리 운명이 고객 결정에 달렸듯 장애인스포츠 발전은 국민 관심에 달렸다. 후천적 장애인들에게 사고 직후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널리 알려야 한다. 그들을 밖으로 나오게 해야 장애인스포츠가 활성화할 수 있다.
항저우공동취재단
항저우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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