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천안과 '라이벌' 거부한 충남아산, 확실한 축구 레슨으로 증명하다

(베스트 일레븐=아산)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은 천안과의 경기에는 '지역 더비'의 의미만 있을 뿐, 라이벌 매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결과로 증명했다.

박동혁 감독이 이끄는 충남아산 FC는 28일 오후 4시 충남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37라운드 천안 시티 FC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전반 15분 박대훈이 선제골을, 후반 6분 강민규가 추가골을 기록하며 무득점에 그친 천안을 잡았다.

경기 전 만난 박동혁 감독은 천안과 라이벌 매치를 앞둔 소감을 묻자, "라이벌 아니다"라고 확언했다.

그 이유를 "시즌 개막 미디어 데이부터 천안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는 지난해 6위를 거뒀고 프로 창단 4년째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도 우리가 두 번 만나 모두 이겼다. (천안) 순위도 한참 밑에 있는데,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우리에게 이기거나 순위가 위에 있다고 하면 그런 생각을 가져볼 수 있겠지만, 우리가 한 발 위에 있다"라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충남아산은 이날 경기를 제외하고 이번 시즌 천안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2승을 거둔 상태였다. 두 경기 모두 1-0 승리였다. 그러나 박 감독의 발언은 자칫 천안에 패배한다면 머쓱해질 수도 있을 법했다.

마치 어떤 선언이 구체화하듯 충남아산은 시즌 세 번째이자 마지막 '충남 더비'에서도 완승을 거두면서 한 체급 위에 있는 팀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이전 두 차례 승리에서 박 감독은 적은 득점이 아쉬웠다고 했는데, 이 역시 어느 정도 털어냈다.

물론 천안은 이번 시즌 처음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낸 팀이다. 충남아산에 비해 경험이나 선수 풀에서 모두 밀리는 게 일견 당연하다. 천안에는 여전히 큰 성장 가능성이 있다. 체급을 키워 아산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리그 테이블에서 눈높이를 맞출 때 비로소 라이벌로서 충남아산의 인정을 받을 테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