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도 의료 인력도 '그대로'…1년 지났지만 '제자리걸음'
이태원 참사 당일, 재난 응급의료 체계, 즉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발동되지 않아 사고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있었죠. 1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저희가 확인해 보니 매뉴얼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그대로였고, 인력과 예산을 충원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인파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구급차 진입이 어려웠습니다.
[소방 관계자/2022년 10월 29일 : 구급차가 현장에서 빨리빨리 빠져나가야 환자를 이송시킬 수 있습니다.]
응급 환자를 분류해 병원으로 보내는 과정도 엉망이었습니다.
[김윤/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2022년 10월 31일) : (재난 상황에서) 소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가장 먼저 이송하는 거고… 환자 분류를 잘못한 거고 우선순위를 잘못 택한 거죠.]
현장 지휘자인 보건소장은 뒤늦게 도착해 허둥댔습니다.
이러는 사이, 159명이 희생됐습니다.
재난 의료의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빗발쳤습니다.
정부는 곧바로 응급 대응 매뉴얼을 바꾼다고 약속했습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2022년 11월 7일) : 매뉴얼에 있기는 하지만 대규모 사상자의 응급 대응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이번에 판명이 났으니까 빨리 보완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매뉴얼은 그대로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관할 보건소장이 응급환자 분류와 이송 등 현장 지휘를 맡는 부분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일부 권한'을 재난의료지원팀, 즉 디맷(DMAT)에 위임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만 했습니다.
또 어디까지가 '일부'인지 현장에선 또다시 혼선이 벌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인력과 예산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확정된 건 없습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인력을 9명 늘릴 계획이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이형민/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 1년이 지나도록 그날의 일에 대한 정확한 평가나 반성 같은 것이 과연 있었는가…]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만 있을 뿐, 대책은 겉돌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이정회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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