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 MLB → WBC 결승 선발 → WS 2차전 선발... KBO 역수출 신화에게 AZ 운명이 달렸다
'WS 1패' AZ 운명이 켈리에게 달렸다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KBO리그부터 월드시리즈 2차전 선발까지. KBO 역수출 신화를 써내려간 메릴 켈리에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운명이 걸렸다.
켈리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애리조나의 상황은 좋지 않다. 애리조나는 28일 열린 텍사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5-6으로 패배했다. 시리즈 전적 우위를 점하며 우승 확률 62.7%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나,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제 애리조나는 2차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애리조나가 선택한 투수는 바로 KBO리그 출신 켈리다. 켈리는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포스트시즌 4번째 등판에 나선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서 뛰었다. 4시즌 동안 119경기에 나서 48승 32패 3.86의 우수한 성적을 남겼고, KBO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미국 무대로 돌아갔다.
2019년 애리조나와 계약을 체결한 뒤 13승 14패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를 마쳤고, 2022년과 2023년에는 2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렸다. KBO리그 출신으로 초호화 군단이 총 출동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켈리는 2023 WBC 일본 대표팀과 결승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서 1⅓이닝 동안 2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으나,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 WBC 결승전 선발 투수까지 모두 이뤄내며 야구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켈리는 올 시즌 생애 첫 빅리그 포스트시즌 무대까지 밟았다. 밟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가을야구 무대에서 애리조나의 2선발 역할을 맡았고, 당당히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NLWS)에서 휴식을 취한 뒤 켈리는 LA 다저스와 내셔널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선발로 나와 6⅓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승, 다저스 상대 통산 첫 승을 거머쥐었다.
켈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에서도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포스트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3개의 안타만 내주며 피안타는 적었지만, 모두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팀이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끌려가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도 켈리는 선발 임무를 맡았다. 5이닝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승리 투수가 되며 2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켈리의 6차전 호투에 힘입어 애리조나는 시리즈 전적 타이를 맞춘 뒤 7차전까지 따내며 김병현이 뛰던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쉽게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패하고 말았다.
1차전 승리팀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이 62.7%(118번 중 74회 우승)라는 것을 보면 켈리 어깨의 무게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켈리까지 패하게 된다면 애리조나는 0승 2패로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홈 구장 체이스필드로 돌아간다.
켈리의 역수출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KBO리그부터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까지 켈리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켈리가 감동적인 호투를 펼쳐 애리조나를 구할 수 있을지 야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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