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재조명되는 中 리커창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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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는 한때 시진핑 국가주석의 라이벌로 실세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시진핑 1인 체제 강화로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28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네티즌들이 '양쯔강과 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長江黃河不會倒流)는 리 전 총리 생전 발언을 공유하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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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지난 2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는 한때 시진핑 국가주석의 라이벌로 실세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시진핑 1인 체제 강화로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럼에도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것은 물론 최고 권력을 견제하는 듯한 쓴소리를 잇달아 내며 소신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중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중국 당국의 '조용함'과는 달리 현지 온라인에서는 그의 생전 발언들이 회자하고 있다.
28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네티즌들이 '양쯔강과 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長江黃河不會倒流)는 리 전 총리 생전 발언을 공유하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이 발언은 지난해 8월 리 전 총리가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한 뒤 "개혁·개방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언급한 것이다.
당시는 중국이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며 국경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시기로, 개혁 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앞에서 시 주석의 코로나19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리 전 총리의 2020년 5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폐막 기자회견 발언도 사후에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당시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6억명의 월수입은 1천위안(약 17만원)"이라며 "이 돈으로는 도시에서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시 주석이 강조한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읽히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3월 총리 퇴임을 앞두고 국무원 판공청 직원들과 작별 인사에서 한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 天在看)는 발언도 다시 회자한다.
당시 중국 전문가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차지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만리방화벽에 막혀 중국 인터넷에서 차단된 리 전 총리 생전 마지막 모습도 그의 별세와 함께 차단이 해제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리 전 총리가 지난 8월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이다.
영상 속에서 관광객들은 퇴임 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온 그를 보며 반갑게 인사했고 리 전 총리도 손을 흔들어 미소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리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분위기는 중국 경제가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와 민생을 우선시한 그에 대한 그리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홍콩 명보는 "리커창은 총리 재직 10년 동안 '친서민 총리'라는 이미지를 남긴 것 외에도 정부 개혁 추진과 대중 창업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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