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의 기다림… 2023년에는 기필코 축배를 들리라! [S스토리]

정필재 2023. 10. 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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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우승 노리는 LG
페넌트레이스부터 압도적 기량
팀 타율·평균자책점 모두 1위에
타석·마운드서 고른 실력 뽐내
PO서 맞붙는 KT·NC 중에선
KT가 올라와야 LG에 더 유리
故구본무 회장이 준 우승 축하주
이번에는 열 수 있을지 관심집중

1994년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이와모리 소주와 함께 회식했던 LG는 이 시즌 태평양을 물리치고 한국시리즈(KS·7전4승제)를 제패했다. 소문난 야구광이었던 고(故) 구본무 회장은 1995시즌을 앞두고 우승 축하를 위해 쓰겠다며 이와모리 소주가 담긴 항아리와 함께 KS 최우수선수(MVP)를 위한 롤렉스 레오파드 데이토나 시계를 마련했다.

1995시즌 LG는 페넌트레이스에서 3위 롯데에 6경기 차로 앞선 2위에 올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LG의 2연패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LG는 플레이오프(PO·당시 7전4승제)에서 시즌 전적 12승6패로 앞섰던 롯데에 2승4패로 덜미를 잡혔고 이후 2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승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고 구 회장의 이와모리 소주가 담긴 항아리는 LG 2군 구장인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시계는 금고에 각각 보관됐다. LG가 봉인됐던 술 항아리와 시계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 1994년 이후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라 KS 직행 티켓을 따내면서다. LG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우승을 위한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LG는 29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왼쪽부터)오스틴, 함덕주, 홍창기, 문성주, 문보경, 켈리.
◆LG를 이끈 힘 타선과 불펜

올 시즌 LG는 독보적인 모습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SSG, 봄바람을 일으킨 롯데가 1위 자리에 올랐을 때도 3위에서 호시탐탐 선두자리를 노렸던 LG는 6월27일 1위를 꿰차더니 자리를 내주지 않고 시즌을 끝냈다. 이로써 LG는 2002년 이후 21년 만에 KS 무대에 나서게 됐다. LG는 올 시즌 어느 팀보다 투타에서 균형 잡힌 전력을 뽐냈다. 팀 타율은 0.279로 리그 1위에 올랐다. 팀 홈런은 93개로 100개를 채우지 못했지만 득점권 타율은 0.298를 기록하며 714타점을 쓸어담았다. 타자들은 끈질겼다. 올 시즌 LG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804개 삼진을 당했다. 최소삼진 2위인 SSG(943개)보다 139개나 적다. 그러면서도 볼넷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583개를 골라냈다.

개인 성적도 뛰어났다. 홍창기는 올 시즌 타율 0.332로 수위타자 경쟁을 펼쳤고, 문보경도 두 시즌 연속 3할 타율(0.301)을 기록했다. 지긋지긋한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끝냈던 오스틴 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오스틴은 타율 0.313에 23홈런 95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타선에 힘을 보탰다.

마운드의 힘도 대단했다. 평균자책점은 3.67로 리그 1위였고 실점은 610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불펜 투수진은 LG의 힘이었다.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3.41로 확고한 선두였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92홀드를 챙겨갈 정도로 탄탄했다. 지난 시즌 42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른 고우석이 15세이브에 그친 건 아쉽지만 탄탄한 불펜이 버티고 있다.
◆유일한 약점은 선발

LG의 유일한 약점은 선발로 꼽힌다. 올 시즌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92로 리그 5위다. 선발이 소화한 이닝도 아쉽다. LG 선발진은 올 시즌 732.1이닝을 던졌다. 최하위 한화(682.0이닝)에 앞선 9위다. 여기에 올 시즌 11승3패를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준 아담 플럿코가 몸 상태를 이유로 KS 출전에 난색을 보이다가 27일 결국 미국으로 출국했다.

KS에서 선발진의 힘은 중요하다. 2015시즌 삼성은 KS에 직행하고도 선발투수의 힘이 부족해 두산에 우승을 내줬고, 2018년에는 SK가 선발의 힘을 앞세워 두산을 물리치고 업셋 우승을 달성했다. LG가 시즌 중반, 유망주를 내주고 키움에서 최원태를 영입하는 등 선발을 보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케이시 켈리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2019년부터 LG 마운드를 책임졌던 켈리는 전반기 6승5패 평균자책점 4.44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면서 구위를 되찾았다. 또 임찬규 역시 중용될 전망이다. 올 시즌 임찬규는 LG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하며 14승3패 평균자책점 3.42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KS 상대는 NC보다 KT
LG는 이제 30일부터 시작하는 KT와 NC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를 보면서 상대 맞춤형 전략을 짜면 된다. LG로서는 KT의 승리가 더 반갑다. LG는 2위 KT를 상대로 10승6패를 거뒀지만 NC에게는 6승10패로 약했다. KT를 상대로 LG는 팀타율 0.301을 기록했다. 특히 5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 홍창기가 0.364로 강했고 박해민과 김현수, 오지환도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오스틴은 0.226으로 마운드에서도 팀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리그 최강팀인 LG는 NC를 상대로는 유독 힘을 못 썼다. LG의 NC전 팀 타율은 0.248에 불과했다. 박해민과 김현수가 각각 0.345, 0.340 타율을 기록했지만 문성주와 문보경이 나란히 2할대 초반 타율을 기록한 데다 두 자릿수 삼진을 당했다. 마운드에서도 NC전 팀 평균자책점이 5.10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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