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때도 못 나가봤는데..." 46세에 첫 올스타전, '역전의 명수'와 함께 첫 MVP까지 [고척 현장]
군산상일고의 '역전의 명수' DNA는 대회를 가리지 않았다. 군산상일고 현역 선수들이 주축이 된 피코크(군산상일고, 배명고, 휘문고) 팀이 노브랜드(대구상원고, 선린인터넷고) 팀을 꺾고 고교동창 야구대회 올스타전에서 승리했다. 결승타로 MVP를 수상한 정원석(46·전 한화)은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피코크팀은 28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노브랜드배 고교동창 대회 올스타전에서 노브랜드 팀을 4-2로 꺾었다.
5회까지 예정된 경기에서 노브랜드팀은 1회초 2점을 내고 4회까지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군산상일고 현역들로 도배된 상위 타선이 '역전의 명수'라는 별칭에 걸맞게 단 한 번의 공격 찬스를 놓치지 않고 경기를 뒤집었다. 피코크팀이 0-2로 뒤진 4회말, 군산상일고 선수들이 이만수-김도운 배터리를 상대로 연속해 출루에 성공했고 2-2 동점까지 만들었다. 여기서 정원석이 우전 1타점 적시타로 3-2 역전을 일궈냈고, 최형준이 외야 중앙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내면서 쐐기를 박았다.
올스타전 MVP의 주인공은 역전타를 친 정원석이었다. 정원석은 "현역 때도 못 나가본 올스타전인데 이렇게라도 경험할 수 있어서 기쁘다. 군산상일고랑 같은 팀으로 뛰니까 이렇게 역전도 한다. 앞에서 아이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나에게도 기가 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산상고 시절인 1970년대부터 역전의 명수로 불렸던 군산상일고는 올해 대통령배에서도 준결승에서 경기고, 결승에서 인천고를 상대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를 펼치면서 3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 자신감이 이벤트전인 올스타전에서도 이어졌다. 정원석은 "4회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우리가 그래도 질 수는 없잖아. 작전야구라도 할까'라고 하니까 아이들이 '저희 작전 야구 잘합니다! 저희가 역전의 명수입니다!' 이랬다"며 "정말로 아이들이 딱 주자를 만들어줬고, 그 기회를 내가 놓칠 순 없었다. 그래서 나도 오랜만에 집중했다"고 활짝 웃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주최하고 신세계이마트 그룹이 후원하는 노브랜드배 고교동창 야구대회는 2회차를 맞이했다. 우승 학교에는 장학금 3000만 원, 준우승 학교에는 장학금 1500만 원이 주어진다. 공동 3위 팀에게도 700만 원이 수여돼 선배들이 흘린 땀의 결실이 후배들에게 전달된다. 초대 챔피언 군산상일고와 양준혁을 앞세운 대구상원고가 결승에서 맞붙는 가운데 정원석의 모교 휘문고는 이번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정원석은 은퇴선수협회에 올라온 공고를 통해 개인 자격으로 따로 신청을 해야 했다. 그렇게 처음 올스타전에 출전해 MVP까지 수상했고, MVP 부상을 후배들과 함께 나누는 등 추억을 만드는 데 의의를 뒀다.
"우리(휘문고)도 참가해서 이정후 왔으면 게임 끝나는 건데"라고 너스레를 떤 정원석은 "정말 신청하길 잘한 것 같다. 매번 통화만 하던 선·후배들도 만나고 정말 좋다. 참가한 고등학교 아이들한테도 좋은 기억이 남았으면 좋겠고 이런 대회가 앞으로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 열린다면 꾸준히 참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 코치의 말처럼 현역 고등학교 선수들과 대선배들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대학 입시 기간이라 많은 선수를 소집하지 못한 상황에서 선배들이 그 공백을 메웠다. 정 코치는 피코크 팀의 1루로 나서야 했고, 김성배(42), 심수창(41)은 은퇴한지 수 년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노브랜드 팀은 투수 출신 안지만(40)과 KBO리그 레전드 이만수(65)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포수 마스크를 나눠 썼다.
피코크팀 선발 투수 김성배와 노브랜드팀 선발 포수 안지만은 양 팀에서 가장 많은 땀을 흘린 선수였다.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성배는 "2017년 은퇴하고 몇 년 만에 던지다 보니 힘들긴 힘들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몇 번씩 던지긴 하는데 사회인 야구도 안 하다 보니 그라운드에 서는 건 처음"이라면서도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르니 잊고 살았던 감정이 새록새록 살아난다. 비록 이벤트전이지만, 과거 그라운드에서 느꼈던 긴장감도 올라오는 것이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사회인 야구팀에서 종종 포수를 본다던 안지만은 한 이닝을 받고 더그아웃에 들어오자마자 "아이구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지만, 선발 라인업 구성에 고민하던 양일환 감독에게 "어디든 상관 없다"며 가장 열의를 보였다. 그뿐 아니라 포수 마스크와 내야 글러브 등 각종 장비를 챙겨와 대선배 이만수의 1루 데뷔를 돕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명포수 이만수의 안방 데뷔였다. 이만수는 4회초 안지만을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고등학교 후배 김도운과 호흡을 맞추면서 4점을 내주긴 했으나,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김도운을 다독이기도 하고 심수창의 땅볼 타구 때는 3루 주자를 직접 태그 아웃시키는 등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였다. 타자로 나와서도 현장에 있는 모두가 놀란 빠른 타구로 안타를 만들며 후배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만수는 "오랜만에 포수로 나가니까 좋긴 좋은데 한 이닝 뛰었는데도 다리가 풀린다. 그래도 내 나이가 66세고 목이랑 어깨에 담이 왔는데도 이정도면 잘한 것 같다"며 "투수(김도운)는 공이 참 좋았다. 오롯이 포수인 나 때문에 실점하고 졌다"고 미소 지었다.
노브랜드는 임재민(유격수·선린인고)-안지만(포수·은퇴)-이진우(2루수·선린인고)-양준혁(우익수·은퇴)-박도건(좌익수·대구상원고)-석동혁(중견수·선린인고)-김도운(3루수·대구상원고)-이만수(1루수·은퇴)-장경우(투수·대구상원고)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대구상원고 사이드암 투수 장경우.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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