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부상’ 벤탄쿠르, 8개월 만에 복귀→SON 주장의 품격 “돌아온 걸 환영해!”
[포포투=가동민]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8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주장 손흥민도 벤탄쿠르를 환영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28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0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개막 후 10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승점 26점으로 리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왔고 2선에 히샬리송,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위치했다. 중원은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로 구성했고 수비는 벤 데이비스,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꼈다.
이에 맞선 팰리스도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오드손 에두아르가 최전방에 위치했고 제프리 슐럽, 윌 휴즈, 조던 아예우가 뒤를 받쳤다. 제퍼슨 레르마, 체이크 두쿠레가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타이릭 미첼, 마르크 게히, 요하킴 안데르센, 조엘 워드가 수비를 책임졌다. 골문은 샘 존스톤이 지켰다.
경기 초반 팰리스가 토트넘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6분 에두아르드가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흘려줬고 휴즈가 아예우에게 내줬다. 아예우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가 선방했다. 전반 7분엔 프리킥 이후 상황에서 워드가 공을 다시 올렸고 슐럽을 거쳐 에두아르드가 슈팅했지만 이번에도 비카리오 손에 걸렸다.
팰리스가 수비 라인을 내려서며 토트넘에 뒷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토트넘이 페널티 박스 밖에서 공을 잡는 시간이 늘어났다. 전반 16분 클루셉스키가 우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길었지만 히샬리송이 머리로 살려냈다. 이어진 상황에서 메디슨이 발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전반 19분엔 히샬리송이 좌측면에서 메디슨과 주고받고 중거리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팰리스는 효율적인 플레이로 득점을 노렸다. 전반 36분부터 4번의 코너킥을 얻었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토트넘이 팰리스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전반 45분 반 더 벤이 메디슨을 향해 전진 패스를 넣었지만 길었다. 결국 전반은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토트넘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전반에 아쉬웠던 벤 데이비스를 빼고 에메르송 로얄을 투입했다. 토트넘이 앞서나갔다. 후반 7분 우측면에서 페드로 포로가 사르에게 건네줬다. 사르가 올린 크로스가 수비 맞고 굴절됐고 메디슨이 재차 크로스를 올렸다. 메디슨의 크로스가 워드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양 팀이 변화를 줬다. 후반 15분 팰리스는 슐럽 대신 락 사키를 투입했다. 토트넘은 후반 비수마, 히샬리송과 브레넌 존슨,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교체했다. 토트넘은 좌측면에 출전한 선수들을 모두 바꿨고 좌측 공격이 살아났다.
토트넘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후반 21분 사르가 후방에서 넘겨준 공을 존슨이 좌측면에서 머리로 메디슨에게 연결했고, 메디슨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존슨에게 다시 내줬다. 존슨의 패스를 손흥민이 발을 갖다 대며 골망을 흔들었다.
점수를 벌린 토트넘은 점유율을 높이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토트넘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7분 클루셉스키가 코너킥을 짧게 처리했고 메디슨이 에메르송에게 내줬다. 에메르송의 크로스가 길었지만 존슨이 헤더로 살렸다. 이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이 의심돼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했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토트넘에 반가운 얼굴들이 돌아왔다. 후반 44분 메디슨, 클루셉스키가 빠지고 브라이언 힐, 벤탄쿠르가 교체 투입됐다. 힐과 벤탄쿠르는 부상 복귀 경기를 치렀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존슨이 페널티 박스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이 슈팅했지만 수비 몸에 막혔다. 벤탄쿠르가 흘러 나온 공을 재차 슈팅했지만 약했다.
팰리스가 한 골 만회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아예우가 가슴으로 잡고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VAR로 아예우의 핸드볼 파울을 확인했지만 득점으로 인정됐다. 팰리스가 경기 막판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경기는 토트넘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벤탄쿠르는 2021-22시즌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었다. 유벤투스에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고 이에 불만이 생겼다. 중원 보강이 필요했던 토트넘이 벤탄쿠르에게 접근했고 이적이 성사됐다. 벤탄쿠르는 시즌 중에 토트넘에 합류했지만 17경기를 소화했고 4도움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에도 벤탄쿠르는 토트넘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중원에서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또한, 벤탄쿠르는 전진성이 좋아 공격 상황에도 큰 힘이 됐다. 직접 공을 운반하거나 간결하게 동료들과 주고받으며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큰 부상이 찾아왔다. 올해 2월에 열린 2022-23시즌 PL 23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 활발한 모습이었고 골까지 기록했다. 후반 15분 낭팔리스 멘디와 부딪히면서 경기장에 쓰러졌고 무릎을 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그라운드를 떠났고 검사 결과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었다.
토트넘 입장에서 벤탄쿠르의 이탈은 뼈아팠다. 중원 장악에 필요했던 선수였고 쏠쏠한 득점도 기록했다. 벤탄쿠르가 부상으로 떠나기 전까지 해리 케인, 손흥민에 이어 팀 내 득점 3위였다. 결국 토트넘은 무너졌다. 시즌 내내 유럽대항전 진출권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토트넘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과 함께 팀을 떠났다.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뉴캐슬에 1-6으로 대패하면서 경질됐다.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감독 대행 역할을 수행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토트넘은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14년 만에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컵 대회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토트넘은 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모두 16강에서 탈락했고, 카라바오컵은 32강에서 여정을 마쳤다.
벤탄쿠르는 이번 시즌에도 계속 재활에 집중했다. 벤탄쿠르는 9라운드까지 벤치에 앉지 못했다. 벤탄쿠르의 복귀 시점은 11월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모습을 드러냈다. 훈련장에서 공을 차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번 경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벤탄쿠르의 복귀에 이목이 쏠렸고 후반 44분 교체 투입되며 약 8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벤탄쿠르의 복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는 날 미소 짓게 하는 선수다. 우리는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오늘 벤탄쿠르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벤탄쿠르는 내 좋은 친구 중 한 명이다. 작년에 내가 부상을 당했을 때도 뒤에서 날 응원해줬다. 벤탄쿠르가 건강하게 돌아와 매우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에 복귀한 벤탄쿠르에게 토트넘 팬들도은 큰 환영을 보냈다. 경기 후 팬들과 인사하는 자리에서 벤탄쿠르를 향해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손흥민도 벤탄쿠르의 복귀를 축하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로드리고(벤탄쿠르) 돌아온 걸 환영해!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 우리는 계속 밀어붙일 거에요”라고 전했다.
벤탄쿠르의 복귀로 토트넘은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 토트넘은 내년 1월 주축 선수들이 빠진다. 손흥민이 1월 12일 열리는 2024 AFC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비수마와 사르는 1월 13일에 시작하는 2024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나간다. 세 선수는 12월 말부터 자리를 비울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컵은 2월 10일, 네이션스컵은 2월 11일 끝난다.
12월 말은 박싱 데이로 많은 PL 경기가 몰려 있다. 토트넘은 12월 29일 브라이튼과 맞대결을 시작으로 2월 11일까지 본머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렌트포드, 에버턴, 브라이튼을 만난다. 이번 시즌 비수마와 사르는 토트넘 중원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벤탄쿠르가 복귀하면서 두 선수의 이탈을 채울 전망이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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