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사기무대 된 시그니엘…단기임대 많고 아파트 아닌 ‘오피스텔’
사실상 호텔 스타일의 오피스텔 형태
일단위부터 월세까지 단기임대 많아
수시로 이사나가는 장면도 목격
2017년 준공된 이 곳은 ‘최고급 주거’를 말할 때 한남동의 한남더힐과 함께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곳이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건물 중 가장 높은 123층 높이를 자랑하며, 연예인들과 각종 유명인사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이 곳은 이른바 ‘사기꾼’들의 무대가 되고 있어 정상적으로 입주한 사람들 사이에선 “사기꾼들이 너무 많아 나가고 싶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전청조씨 사건이 전국적 화제가 되면서 그가 남현희 씨와 거주했다는 시그니엘은 또 한번 입방아에 오른 상황이다.
‘한남더힐’이나 ‘나인원한남’과 같은 비슷한 고급주거단지와 달리 유독 시그니엘이 구설수에 자주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그니엘은 고급 ‘주거’임에는 분명하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아파트’가 아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거공간이지만 호텔식 서비스를 결합시킨 ‘레지던스’이면서, 법적으로는 ‘오피스텔’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파트와 달리 대출규제가 덜 까다롭다. 담보인정비율(LTV)이 일반 아파트를 구입할 땐 최대 40%까지만 가능하지만, 시그니엘의 경우 개인 신용에 따라 2배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아파트와 또 다른 점은 ‘바닥난방’이 안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거주를 포기하고 월세를 놓는 사람들도 꽤 많다.
아파트와 다른 이같은 특징이 있지만, 압도적 외관과 한강뷰 등으로 보여주기의 끝판왕, 소위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의 대명사로 불린다. 이는 또 한편으로는 전청조 씨와 같은 사기꾼들의 무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시그니엘에 산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주는 이미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월세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특히 인터넷에 ‘시그니엘 월세’를 검색하면 매물이 우르르 쏟아져나온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매매나 전세가 인기라면 시그니엘의 경우 월세가 대세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형태로 ‘일단위’ ‘주말단위’로 임대를 하는 경우도 꽤 된다. 이 때문에 시그니엘에선 집 앞 복도에 짐을 쌓아뒀다가 이사를 오고 가는 진풍경이 꽤나 자주 목격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전청조씨 역시 시그니엘을 단기로 임대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매물들만 놓고 봐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500만원짜리 ‘단기임대’ 매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역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최소 60억원대에서 100억원이 훌쩍 넘는 매매가에 비해선 저렴(?)하기에 전청조씨와 같은 인물들이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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