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위 "北, 지난해 2조 넘는 가상화폐 훔쳤다"

유엔 "北, 지난해 탈취 가상화폐 규모 2조 3천억"
"北 핵 개발 프로그램 지원 위해 가상화폐 해킹"
"가상화폐 1조 5천억 원 취약점 공략으로 확보"

[앵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이 지난해 탈취한 가상화폐 규모만 2조 원이 넘는다는 내용의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무려 3배나 늘어난 수치라는 게 패널의 분석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최두희 기자!

우선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가상화폐 탈취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보고서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탈취한 가상화폐 규모가 17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조 3천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 '라자루스'와 같은 해커집단이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가상화폐를 해킹으로 빼돌렸다는 건데요.

이렇게 큰 규모의 가상화폐 탈취가 가능했던 이유는 가상화폐 거래에 쓰이는 탈중앙화 금융거래, 이른바 '디파이' 플랫폼의 허점 때문입니다.

해커집단은 '하모니 브리지'와 같은 디파이 플랫폼의 취약점을 발견해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지난해 탈취한 가상화폐 가운데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1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5천억 원을 이런 디파이 취약점 공략을 통해 확보했다는 겁니다.

지난해 훔친 가상화폐 규모를 보면 전년도의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는 게 패널의 설명입니다.

아울러 북한은 가상화폐 해킹과 함께 노동자 해외 파견으로 핵 개발 자금을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패널은 또 북한의 핵실험은 없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등 관련 시설에서 활동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면서 위성 발사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앵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북한이 불법으로 무기를 수출하는 증거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군요?

[기자]

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천 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미국은 지난해 말에는 북한과 러시아의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의 무기 거래와 관련한 정보를 유엔 대북제재위에 직접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를 보면, 패널은 북한의 무기 수출 의혹에 대해 계속 조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데 그쳤는데요.

보고서에선 러시아는 물론 수단, 부르키나파소 등 다양한 국가들이 북한의 무기를 수입한 것으로 지목됐지만 이에 대해서도 패널은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출범한 전문가 패널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모두 8개국에서 파견된 전문가 8명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수사권이 없다는 한계가 있는 데다 북한과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에서 YTN 최두희입니다.

YTN 최두희 (dh02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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