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음소거해 놓고 손흥민 보는 이유"…스포츠 '입중계' 대세

윤정민 기자 2023. 10.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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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골이야! 와! 그냥 구석으로 때려놓는구나. 걸려서 한 방 끝! 손흥민 진짜 멋있다."

지난 24일 오전 4시에 열린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대 풀럼전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자 유튜브 채널 '이스타TV' 운영자인 박종윤 아나운서가 라이브 영상에 나온 반응이다.

손흥민, 황희찬 등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번 시즌 골 잔치를 벌이면서 축구 관련 유튜버, BJ 등이 해외축구 팬과 함께 경기를 같이 보는 '입중계' 콘텐츠도 덩달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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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문 유튜버들, 해외축구 '입중계' 인기
입중계 인기에 광고·유료채널 가입자도 증가
[런던=AP/뉴시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오른쪽)이 2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풀럼과의 경기 전반 36분 선제골을 넣고 있다. 손흥민은 1골(리그 7호)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고 토트넘은 리그 1위로 올라섰다. 2023.10.24.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어? 골이야! 와! 그냥 구석으로 때려놓는구나. 걸려서 한 방 끝! 손흥민 진짜 멋있다."

지난 24일 오전 4시에 열린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대 풀럼전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자 유튜브 채널 '이스타TV' 운영자인 박종윤 아나운서가 라이브 영상에 나온 반응이다. 영상에는 손흥민 경기 화면 대신 이주헌 해설위원(이스타TV 공동운영자)과 박종윤 둘 뿐. 하지만 새벽인데도 동시 접속자 수는 약 2만명에 달했다.

[서울=뉴시스]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이스타TV'가 지난 24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대 풀럼 전을 입중계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이스타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손흥민, 황희찬 등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번 시즌 골 잔치를 벌이면서 축구 관련 유튜버, BJ 등이 해외축구 팬과 함께 경기를 같이 보는 '입중계' 콘텐츠도 덩달아 인기다.

유튜버, BJ는 저작권상 이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또는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 경기 화면을 띄울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반응을 보이며 해외축구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축구 해설위원·캐스터의 색다른 모습, 입중계서 활약…배우 등 셀럽도 가세

입중계 인기에 금융부터 건강식품까지 광고 상품 '봇물'

[서울=뉴시스] 지난달 25일 박문성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달수네라이브' 토트넘 대 아스널 경기 입중계에 배우 김수로가 출연했다. (사진=유튜브 '달수네라이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송사들의 스포츠 중계방송은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 만큼 해설위원, 캐스터는 절제된 말과 행동을 보여야 했다. 하지만 중계 공간이 인터넷방송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숨겨뒀던 끼를 발산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달 25일 토트넘 대 아스널 경기에서 손흥민이 2골을 넣으며 2대 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를 방송했던 유료 채널 '스포티비 온' 중계 화면에는 손흥민이 골을 넣을 때 중계진은 손흥민 골 장면을 분석하며 환호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이스타TV 입중계에는 23년 차 아스널 팬인 박종윤의 절망과 환호가 섞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손흥민이 골을 기록했다는 데 기쁘지만 동시에 응원하는 팀인 아스널이 실점했기 때문이다.

같이 출연한 이주헌은 의자를 뒤로 자빠뜨릴 정도로 기뻐하는 반면 박종윤은 살짝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시청자들은 실시간 댓글로 "종윤이 형, 표정이나 반응 진짜 웃기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같은 시각 박문성이 운영하는 유튜브 '달수네라이브' 입중계도 화제였다. 영국 축구팀 구단주로도 있었던 배우 김수로가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과 표현력을 선보이면서 6만여명 최고 동시 접속사 수를 달성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19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쿠웨이트전에서 이스타TV가 bhc치킨과 협업해 입중계 콘텐츠를 선보였다. (사진=유튜브 '이스타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입중계가 스포츠 방송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광고도 늘었다. 특히 유튜브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이 시청하는 플랫폼인 만큼 금융, 헬스케어, 의류, F&B 등 다양한 업체가 입중계 유튜버들과 협업하고 있다.

달수네라이브는 최근 이강인이 출전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입중계했는데 하나증권과 협업해 신규 계좌개설 시 아이폰15 프로를 36명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스타TV는 지난달 19일 있었던 축구 국가대표 쿠웨이트전에서 bhc치킨과 협업해 경품 이벤트를 진행했다. 쿠웨이트전 입중계 편집 영상에 '축구를 볼 때 bhc치킨을 먹어야만 하는 이유'를 주제로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bhc치킨 기프티콘을 30명에게 주는 행사였다.

'입중계'로 IPTV 추락?…오히려 유료채널 인기 돕는 보완재

[서울=뉴시스] 유료방송 '스포티비 온' 채널번호 안내표 (사진=스포티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입중계가 대세라고 해서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스포티비 나우', 유료방송 채널 '스포티비 온' 등의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입중계를 즐기려면 경기 내용이 어떤지 알아야 하는 만큼 스포티비 이용자도 늘고 있다.

인터넷TV(IPTV)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IPTV 3사 스포티비 온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6.2% 늘었다. 지난달 평균 스포티비 온 시청률도 7월 대비 약 3배 늘었다.

다만 TV와 입중계 모두 소리가 나오는 만큼 TV를 음소거한 뒤 유튜버의 말과 행동을 집중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손흥민 경기를 자주 시청한다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축구 유튜버들의 과한 리액션이 좋다"며 "유튜버, 시청자들하고 댓글로 소통할 수 있고 유튜버들도 축구 전문가인 만큼 경기 해설 품질이 나쁘지 않다"며 입중계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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