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안식일에 탱크 몰고 대규모 지상작전…"가자 전면 침공 서막"
유엔 총회, '인도적 휴전' 결의안 채택
(서울=뉴스1) 강민경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군이 유대교 안식일인 27일(현지시간) 밤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작전을 실시했다.
본격적인 지상 침공의 전초전으로 보이는 이번 공격은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집중 폭격을 동반했으며 지금까지 중에 가장 강도가 높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통신 기반시설이 파괴되면서 지역 내 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가 끊기기도 했다.
CNN과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이날 자국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IDF는 모든 전선에서 강력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가자시를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벌이는 건 이날로 사흘째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매우 중대한 방식"으로 공격을 늘렸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들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보복 공습에 나선 이래 가장 강도가 높았다고 증언했다.
UPI통신 등은 이날 밤 가자지구 북부에 이스라엘 전차가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도 가자지구 내에서 이스라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하마스 군사조직 에제딘 알카삼 여단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북부) 베이트하눈과 (중부) 부레이 지역에서 이스라엘 지상군의 기습에 직면해 있으며 지상에서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역의 통신이 끊긴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공중과 육상, 해상에서 유혈 보복 공격으로 대학살을 자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르 디나르 이스라엘군 대변인 또한 AFP통신 "우리 군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가자지구 내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격과 관련해 "이번 지상작전 확대는 공식적인 지상 침공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으나, 지상전을 위한 전초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특파원 칼럼에서 "전면 침공의 서막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지상 침공에 대비하고 있다며 결의를 드러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에자트 알 리샤크는 "네타냐후가 오늘 밤 가자에 진입하기로 결정한다면 저항세력은 준비가 돼 있다"며 "(이스라엘) 병사들의 유해는 가자 땅에 삼켜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병원이 하마스 본거지"…표적 될까 우려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가 하마스의 지휘통제소라고 주장하면서 이 시설이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주장은 가자지구뿐 아니라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또한 부정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의 하가리 대변인은 "하마스가 병원 건물 아래 지하 벙커에서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며 해당 시설이 폭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의료시설들이 테러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국제법에 따른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가자지구 내 구급차 운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서 "가자지구 내 (적신월사) 본부와 작전을 수행 중이었던 팀 모두와 연락이 끊겼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14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이후 27일을 기준으로 7326명의 사망이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유엔 총회, '인도적 휴전' 결의안 채택
한편 이날 유엔은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향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20표, 반대 14표, 기권 45표로 통과시켰다.
요르단 주도로 아랍 22개국 이름으로 제안된 이 결의안에는 "적대 행위의 중단으로 이어지는 즉각적이고 지속적이며 인도주의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모든 테러 행위와 무차별 공격을 포함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모든 폭력 행위를 규탄한다"는 문구가 담겼지만 하마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프랑스는 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은 기권했으며 오스트리아와 미국은 반대했다. 이에 AFP통신은 이번 전쟁에 대한 서방 국가 간 분열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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