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와인은 잔빨? 온도빨? 마실 때 가장 중요한 건

심영구 기자 2023. 10. 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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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잔과 온도가 가장 중요하다! 음료를 마시는 데 있어 온도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고 전 세계 주류 중 가장 종류가 많은 와인은 어떻게 잔과 온도를 맞춰 즐겨야 할까요? 오늘은 '와인은 잔빨·온도빨이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가장 유명한 메이커의 와인잔을 선호하고 그것만이 최고의 잔인 듯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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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슾] (글 : 곽태경 대표)

와인은 잔과 온도가 가장 중요하다!

음료를 마시는 데 있어 온도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당연히 그에 맞는 잔도 중요하고요! 커피를 마실 때에도 차가울 때와 따뜻할 때 마시는 잔이 다르지요. 잔에 따라 음료의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잔을 다르게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온도는 어떤가요?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소주를 마실 때에도 우리는 차갑게 마시는 것을 선호합니다. 실제로 미지근해진 소주를 차가운 것으로 바꿔 달라 요구하기도 하지요. 이토록 우리는 어느 정도 경험을 해 본 음료라면 알게 모르게 잔과 온도를 그 음료에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고 전 세계 주류 중 가장 종류가 많은 와인은 어떻게 잔과 온도를 맞춰 즐겨야 할까요? 오늘은 '와인은 잔빨·온도빨이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와인은 '잔빨'이다?



전 세계의 와인잔 메이커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보통 샴페인, 화이트, 레드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보르도잔, 부르고뉴잔 등 세부적으로 나뉩니다. 이렇게 이름이 정해져 있는 와인잔들 중에서도 메이커마다 명칭이 조금씩 다르고 그에 따른 모양도 가지각색입니다.

소주잔, 맥주잔, 찻잔 등으로 규격이 나누어져 있지 않은 와인잔은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무엇이 지금 내가 즐기고자 하는 와인에 어울리는 잔인지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가장 유명한 메이커의 와인잔을 선호하고 그것만이 최고의 잔인 듯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가장 넓고 큰 잔을 모든 와인에 다 어울리는 듯 사용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과연 가장 유명하고 많이 팔린 게 뛰어난 와인잔이고 가장 큰 잔이 모든 와인을 어우를 수 있는 잔일까요?

제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르 쌍크'라는 3 스타 레스토랑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보르도 L'Univerre 란 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시절이라 소믈리에와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그때의 소믈리에가 유럽에서 손에 꼽는 실력의 젊은 소믈리에였습니다.

당시의 저는 화이트로 코쉬 듀리(Coche Dury)의 필리니 몽라쉐 '레 정세이네에'(Puligny Montrachet 'Les Enseigneres')를 시켰고, 저희가 받았던 잔은 쇼트즈위젤의 피에스타 부르고뉴잔이었습니다. 아마 위 와인에 대한 정보를 조금 아시는 분들은 '그 와인을 저렇게 저렴하고 작은 잔에 담는다고?'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코쉬 듀리의 와인은 고급 와인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잔 2개를 2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저렴한 잔인데, 이것을 파리 최고라고 불리는 3 스타 레스토랑에서 전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와인 중 하나를 서비스하는 데 사용했던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당연히 최고였고 너무 만족스러운 서비스였습니다. 한국에서는 고급와인은 무조건 넓고 큰 잔으로 마셔야 한다는 식의 생각이 팽배하지만, 꼭 그렇게 얽매여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리우디' 와인바도 사용하고 있는 잔의 종류만 10가지가 넘으며 '보르도', '부르고뉴'같은 이름에 얽매이지 않고 와인 성격에 가장 적합한 잔을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잔 선택에 있어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와인의 풍미가 짙을수록 잔이 넓으면 좋고, 와인 향의 인텐시티가 강할수록 잔이 높으면 좋습니다. 이것을 잘 고려해 잔을 고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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