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분장'하면 지하철 탑승 금지?
지하철역에 '화장 지우는 공간·도구' 마련
찬성측 '무서운 분장은 공공장소에서 민폐'
반대측 '이런 규제하는 게 과연 편한 거냐'
日지자체 '이태원 참사' 언급하며 인파 경고
美 '이태원 참사' 다큐, 한국에선 공개 안돼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싹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립니다. 여행은 걸어서, 외신은 앉아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박수정 PD, 조석영 PD, 나와 계세요.
◆ 박수정, 조석영> 안녕하세요.
◇ 채선아> 핼러윈 즐기러 가는 사람들로 이번 주 금요일부터 붐빌 거라는 얘기 나오고 있거든요.
◆ 박수정> 벌써 1년이고 앞으로 일주일 남았습니다. 10월 31일이니까 딱 일주일 남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분장하고 거리에 나와서 파티를 즐기는 핼러윈 데이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 채선아> 핼러윈 파티가 열리는 역이라든가 그 주변에 가면 피 흘린 분장을 볼 수 있고 귀신 복장도 볼 수 있고 많이들 놀라실 것 같아요.

◆ 박수정> 저도 깜짝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요. 오늘은 중국의 기사를 하나 소개해볼까 합니다. 중국의 한 지자체에서 핼러윈 분장을 하고 지하철에 탑승하는 것을 금지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홍콩의 대표 언론사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광저우시에서 핼러윈 데이를 맞이해서 각종 행사가 예정되어 있대요.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핼러윈엔 피 분장, 상처 분장, 귀신 분장, 좀비 분장하잖아요. 이런 분장을 한 채로 지하철에 탑승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 조석영> 핼러윈 행사를 하는데 분장하고 지하철을 타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가요?
◆ 박수정> 분장하고 파티는 해도 되는데 지하철을 탈 때는 지우고 타라는 거예요. 그래서 광저우시 철도 당국에서 아예 화장을 지울 수 있는 장소까지 마련을 해뒀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철도 이용객들이 무서워할 수 있다. 그 복장이나 화장으로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핼러윈 기간 분장을 하고 귀신 옷을 입고 탑승한다면 승무원에게 제지 받을 수 있다고 하고요.
재밌는 점은 화장품 매장 가면 얼굴에 테스터 해보고 지울 수 있게 리무버랑 패드, 솜이 마련되어 있잖아요. 사람이 많이 몰리는 몇몇 지하철역에 안에 그게 되어 있어서 공항에서 입국 검사하듯이 검사를 해서 얼굴에 분장이 되어 있거나 그런 옷을 입고 있는 학생들을 붙잡아서 지우고 가라고 합니다. 실제로 핼러윈 파티를 하고 집에 돌아가던 학생들이 서서 얼굴에 있는 피 분장을 다들 지운다고 합니다.
◇ 채선아> 지하철은 타야겠고 화장은 지우라고 하니까

◆ 박수정> 지우고 나서야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영상이 중국의 SNS에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요. '사람들 편하라고 규제하는 건데 과연 이게 편한 거냐, 그냥 빨리 집에 가는 게 더 편한 거 아니야?'라는 의견도 있고요.
또 이 정책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상하고 무서운 분장을 하고 지하철에 타는 건 마치 공공장소에서 큰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 것과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 지하철 타면 음악 틀고 춤추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마치 그것처럼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고 하는데요. 둘 다 좀 일리가 있다 싶으면서 여러분들의 의견이 좀 궁금합니다.
◆ 조석영> 그런데 기준이 애매하잖아요. 예를 들어 소복 입은 귀신은 괜찮은데 피 흘리는 귀신은 안 되는 거냐.
◆ 박수정> 강시는 되고 좀비는 안 되고 이렇게 할 수는 없으니까
◇ 채선아> 개인적으로 구경하는 맛이 있어서 좋기는 하던데, 이게 정말 안 된다면 그날만 특별히 분장을 한 사람은 맨 앞칸을 이용하세요라든지, 이렇게 정해주면 어떨까 싶어요. 왜냐하면 자전거 들고 타시는 분들도 거치대가 있는 그곳으로 가잖아요. 그런 식으로 몰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 박수정> 그런 방법도 있네요. 그런데 중국에서 갑자기 왜 이런 정책을 하냐고 궁금하실 수도 있는데요. 비슷한 맥락이 있는 것 같아서 지난 9월 기사를 하나 더 가지고 왔습니다. 중국에서 '중화민족의 정신을 훼손하고 감정을 상처받게 하는 의상을 금지하는 법을 발의했다'고 BBC에 기사가 났거든요. 그러면서 일본식 의복 사진을 기사에 띄워놨는데요. 중화민족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의복이 정확히 무엇이냐를 놓고 논쟁이 있었어요. 그런데 구체적인 정의나 예시가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자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데요. 예를 들면 중국 누리꾼들이 "아니 그러면 양복에 넥타이는 서양식 의복인데 입고 가면 안 되냐"

◆ 조석영>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인사들도 다 양복 입고 다니는데..
◆ 박수정> 만약에 우리나라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의상을 입으면 안 된다는 법이 발의되면 예를 들면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일본 순사 옷은 입으면 안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무튼 법이 자의적이다, 애매하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번 핼러윈 의상이나 분장 규제가 그런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아무래도 서양 명절이다 보니 사람들을 단속하는 게 아닌가 싶어 그런 분석을 가져왔습니다.
◇ 채선아> 중국은 지금 이렇다는 소식이었고 일본의 핼러윈은 어떤가요?
◆ 박수정> 일본은 핼러윈을 앞두고 잔뜩 긴장한 모습입니다. 그동안 핼러윈 축제하면 한국에서는 이태원이었던 것처럼 일본에서는 도쿄의 시부야구가 가장 유명하거든요. 그런데 하세베 겐 시부야 구청장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을 했어요. 한국의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면서 '작년 한국과 같은 사고가 일본에서 일어나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예상된다'고 하면서 '이곳은 핼러윈을 즐기는 행사 장소가 아닙니다.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서 여기 오지 마시라'고 경고를 강하게 했다고 하거든요.

◇ 채선아> 저 같으면 "저희는 안전 대책을 완벽하게 준비했습니다. 많이들 놀러 와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저희가 준비했습니다." 이랬을 것 같은데 반대네요
◆ 박수정> 한국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서 과하게 대응하자, 미리 예방하자고 정책을 세운 것 같아요. 이번 주말 시부야에 외국인을 포함한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력한 규제를 내렸는데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새벽에 시부야역 근처에서 아예 전면적으로 음주를 금지했습니다. 그리고 핼러윈 당일인 31일과 직전 토요일인 28일에는 시부야역 인근 가게에서 주류 판매 자체를 제한하라고 요청했다고 하고요.
'경제적인 타격이 너무 크다. 이 특수를 노리는 상인들도 있다'라는 반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부야 구청장은 우리가 이태원과 같은 비극에서 배우고 더 많은 예방책을 마련해 두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하거든요. 그만큼 이번에 좀 단단히 예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채선아>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날 참사를 기억하고 같은 사고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게 필요할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핼러윈 때 인파 관리가 얼마나 잘 되는지 저희도 잘 지켜봐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미국에서는 이태원 참사를 다룬 다큐가 나왔더라고요.

◆ 박수정> 지금 1주기를 앞두고 미국의 대표적인 콘텐츠 회사인 '파라마운트사'가 운영하는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 플러스'에서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공개됐습니다. 'CRUSH'라는 제목인데요. 미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만들었더라고요.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상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인데요.
미국 리뷰 사이트에는 이 다큐멘터리가 '잔인한 걸 못 보는 사람이나 현실적으로 노골적인 걸 보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는 좀 충격적일 수 있다'는 리뷰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저널리즘적이고 또 모두가 생각해야 할 문제의식에 대해 잘 짚어주고 있다'는 리뷰를 보면서 저도 궁금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얘기니까
◇ 채선아>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해요.
◆ 박수정> 그러니까요. 당시에 실제로 사람들이 찍은 휴대폰 영상이랑 CCTV 화면을 가지고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막상 우리나라에서는 이 콘텐츠를 아직 볼 수 없습니다. 공개가 안 돼서 저도 내용은 못 봤는데 궁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채선아>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티빙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파라마운트 플러스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곧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여기까지, 박수정 PD, 조석영 PD, 수고하셨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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