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악' 지창욱 "액션 하기 싫었는데..열정으로 버텨요"[★FULL인터뷰]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의 지창욱과 만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 지창욱은 경찰 '박준모'와 강남연합 조직원 '권승호'라는 다른 듯 이어지는 두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이날 지창욱은 "'최악의 악'은 액션 때문에 했던 작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아르 장르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지만, 인물의 관계성과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컸다. 같이 얘기를 나눠보고 '이 연출자면 재밌게 작업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최악의 악'에는 액션신이 많았던 만큼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기억이 많다는 지창욱은 "팀원들과 치열하게 찍었는데 그게 화면에 담겨서 좋다"며 "사실 제가 'THE K2'(더 케이투)라는 작품 이후에 액션을 안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오랜만에 도전하게 됐다"며 "또 체력적으로도 힘든 게 있지만,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캐릭터의 빌드업,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 힘들었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긴장감을 잘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악'을 통해 첫 누아르 장르에 도전한 지창욱은 "어렸을 때 선배님들의 누아르 연기를 보며 자랐고, 저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장르였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며 "선배님들만큼 깊이 있는 모습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굳이 의심하지 않았다. 우리만의 분위기가 있고, 팀원들이 저를 도와주기 때문에 우리만의 색깔이 분명히 나올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언더커버로 들어가면서 그에게 놓인 상황과 내적 갈등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그래서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가져야 할 도덕적인 신념이나 가치관을 배제했고, 오히려 그 사람의 욕심이나 자격지심, 콤플렉스에 집중했다. 그래야 이 사람이 무너져가는 과정이 명확하게 잘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열등감,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지창욱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만한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원초적 본능 아닌가. 저 또한 콤플렉스나 열등감이 있고, 자존감이 낮은 편"이라며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다만, 낮은 자존감을 높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저한테는 긍정적인 효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에는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일말의 연민과 안쓰러움 정도였던 것 같고, 나랑 같은 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동질감을 느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저한테는 잡아야 할 목표일 뿐이고, 잡지 않으면 안 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위하준과 호흡에 대해서는 "저는 (위) 하준이한테 뭘 가르쳐준 게 없다. 하준이랑 같이 작품을 하면서 누구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지켜봤는데 그가 가진 장점을 보면서 배우로서 질투도 나고 부럽기도 했다"며 "서로 다른 두 배우가 시너지를 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고, 저한테는 너무 좋았던 동료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너무 열심히 하는 게 보이니까 선배지만 동료이기도 한데 질 수 없다는 생각도 들더라. 창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작업을 하면서 같은 팀원들과 유대감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근데 하준이도 '최악의 악'을 하면서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그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같이 작업을 한 사람으로서 동료가 그렇게까지 얘기해 주는 게 기뻤다"며 "제가 귀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차갑게 생겼지만, 장난도 많이 치고, 잘 까분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늘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지창욱은 " 새로운 시도를 하며 전에 했던 작품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찾고,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가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최악의 악'을 하게 됐는데 저의 변화된 모습을 스스로도 보고 싶고, 또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단순히 변화를 위해서만 작품 선택을 하는 건 아니지만 배우로서 긍정적인 변화도 함께하면 좋지 않나"라고 밝혔다.
'최악의 악' 촬영을 마치고 영화 '리볼버',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우씨왕후' 등 촬영을 이어가는 지창욱은 공백기 없는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쳐갔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한 지창욱은 "사실 쉬운 스케줄은 아니었지만, 글을 보면 계속 해보고 싶은 작품이 생기더라. 올해 유독 그랬던 것 같다. 그 와중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스케줄은 아니라서 쉬는 날을 줄여서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욕심도 있었다. 체력적인 부침도 있지만, 열정이 더 큰 셈인데 그 과정이 저에게는 힐링이다"라고 연기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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