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실패하자 수주 대가로 공사업자 돋 뜯은 공무원
투자에 실패해 빚더미에 오른 공무원이 공사 수주를 대가로 업자들로부터 수억원을 뜯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김형진)는 뇌물수수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공무원인 A씨는 지난해 4월~7월 사이 공사업자 22명으로부터 2억 2500만원을 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가상화폐 등에 투자하면서 손실을 봤고, 금융기관 등에 진 빚이 2억여원에 달한 상태였다.
경로당 신·증축사업과 경로당 시설물 관리 업무를 맡았던 A씨는 별다른 친분이 없던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마치 발주 공사와 관련한 유·무형의 이익을 줄 것처럼 행세하면서 아파트 세입자 퇴거 비용 명목 등으로 쓸 돈이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뜯어냈다. A씨는 금융기관에 더는 대출받을 수 없는 상태라,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갚을 수 없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뇌물 범죄는 공직사회의 청렴성과 일반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A씨에게 실형을 내렸다. 이후 A씨는 “형이 무겁다”고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김형진 부장판사는 “피해자들에게 갚은 돈이 1300만원뿐이고, 피고인이 돈을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모두 탕진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앞으로 피해보상도 요원해 보인다”며 원심과 같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 징역형과 함께 선고한 벌금 200만원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100만원으로 낮췄다. 또 1심에서 내린 약 43만원 추징 명령은 액수를 약 38만원으로 낮추고, 1000만원 배상명령은 배상책임 유무와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고 보고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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