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업황 악화에…민간 중금리 줄이고 사잇돌 늘렸다

황예림 기자 2023. 10. 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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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민간 중금리 대출을 축소하는 동안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사잇돌2'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잇돌 취급액이 늘어나는 동안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는 줄어들었다.

저축은행이 민간 중금리 대신 사잇돌 취급액을 늘리는 이유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사잇돌은 민간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려고 출시됐으나 업황 악화로 사잇돌 의존도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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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저축은행이 민간 중금리 대출을 축소하는 동안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사잇돌2'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악화로 인해 사잇돌 의존도가 불가피하게 커진 것으로 보인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사잇돌 대출 취급액은 3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취급액인 1861억원보다 62.5% 늘어난 금액이다. 사잇돌 대출은 SGI서울보증(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중금리 상품이다.

저축은행의 사잇돌 공급 규모는 올해 갑작스럽게 증가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으로 공급된 사잇돌 규모는 총 9058억원으로, 9개월 만에 지난해 한해 공급액(6496억원)을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특히 일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사잇돌 취급액이 크게 늘었다. KB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신규 공급액은 25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3분기엔 602억원으로 약 24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공급액은 20억원에서 307억원으로 약 16배 늘었다. 원래 사잇돌 취급 규모가 컸던 신한저축은행은 605억원에서 1075억원으로 공급액이 약 2배 뛰었다.

사잇돌 취급액이 늘어나는 동안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는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액은 1조47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1436억원과 비교해 53.1% 감소했다. KB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도 자체 중금리 대출 취급액을 각각 20.7%, 61.4% 줄였다.

저축은행이 민간 중금리 대신 사잇돌 취급액을 늘리는 이유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 사잇돌 대출을 운영하다 부실이 발생하면 SGI서울보증이 손실이 난 금액을 100% 저축은행에 지급한다. 다만 저축은행은 3.60~8.61%의 보험료를 SGI서울보증에 지급한다. 손해율이 높으면 추가 보험료도 발생한다.

올해는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 총액이 9년 만에 적자 전환할 정도로 업황이 나빠져, 원금 손실 등의 리스크를 감당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도 기업이기 때문에 손해 나는 장사를 할 수 없어 지금은 정책상품을 위주로 취급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잇돌은 민간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려고 출시됐으나 업황 악화로 사잇돌 의존도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사잇돌과 민간 중금리 대출의 파이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데 현재는 금융사의 전략에 따라서 사잇돌 공급만 증가하고 중금리 대출 상품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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