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공터로 방치… 외대 인천 송도캠퍼스 추진 ‘안갯속’ [현장, 그곳&]

최종일 기자 2023. 10. 2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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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1만3천평 208억에 사들였지만... 재정 악화로 사업비 조달 힘들어져
교육부 심의 통과도 여전히 불투명... 국제교육센터 세금감면 꼼수 지적도
“2026년까지 개교 목표로 힘쓸 것”
한국외국어대학교가 2011년 인천 연수구 송도캠퍼스 부지 매매계약을 하고 12년째 빈땅으로 방치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장용준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송도캠퍼스 부지를 12년째 빈 땅으로 방치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외대는 이 부지에 국제교육센터만 지어 놨을 뿐 4년째 운영조차 하지 않아 세금을 감면 받으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수구, 한국외대 등에 따르면 한국외대는 지난 2011년 인천경제청과 송도동 197의1 4만3천㎡(1만3천평)를 208억원에 사들이는 매매계약을 했다. 한국외대는 당시 2016년까지 기숙사·통번역센터·한국어문화교육원·국제비즈니스센터 등의 제3캠퍼스인 송도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한국외대는 송도캠퍼스 조성을 하지않고 12년째 이 부지를 방치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에 땅값 208억원은 5년에 걸쳐 나눠 냈지만, 재정이 열악해 송도캠퍼스를 지을 막대한 사업비를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천경제청은 한국외대 송도캠퍼스가 들어서면 송도의 글로벌 외국계 기업들과 연계하는 한편, 일대를 국내·외 대학이 모인 하나의 캠퍼스타운으로 조성하려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외대 송도캠퍼스 부지 주변에는 인천글로벌캠퍼스를 비롯해 연세대 국제캠퍼스, 인천가톨릭대 송도국제캠퍼스, 인천재능대 송도캠퍼스 등이 이미 들어서 있다.

여기에 한국외대는 최근 3번째로 교육부에 송도캠퍼스 신설을 위한 계획을 제출했지만 여전히 재정이 좋지 않아 교육부 심의 통과여부는 불투명하다. 또 현재 부동산 시장 악화 등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한국외대의 송도캠퍼스 조성 사업은 더 장기화 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한국외대가 지난 2019년 송도캠퍼스 부지의 한 가운데 지은 국제교육센터는 텅 비어 있다. 앞서 구는 2017~2018년 한국외대가 부지를 개발하지 않아 본래 용도, 즉 교육용으로 땅을 쓰지 않으면 세금을 면제해 줄 수 없다며 재산세 9억7천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당시 구는 6개월 이상 공사가 중단했다고 보고 세율이 높은 종합합산세율을 적용했다.

한국외대는 뒤늦게 국제교육센터를 짓는 등 송도캠퍼스 사업 재개 움직임을 보였지만, 국제교육센터는 개관 이후 전혀 운영하고 있지 않다. 한국외대가 세금 감면을 목적으로 국제교육센터만 지어 놓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해권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국민의힘·연수1). 경기일보DB

정해권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국민의힘·연수1)은 “한국외대 송도캠퍼스 계획이 벌써 10년이 넘도록 제자리 걸음인 것은 사업 추진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천명 규모의 새로운 캠퍼스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기대는 이미 사라졌다”며 “인천경제청이 사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외대 관계자는 “재정 사정 등으로 그동안 송도캠퍼스 사업이 표류했지만, 최근 다시 교육부에 변경계획을 신청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며 “교육부 심의 통과를 확정지을 순 없지만, 오는 2026년까지 송도캠퍼스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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