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마, 전 소속사에 26억 받는다…약정금 소송 2심 승소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전 소속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겨 26억여원을 받게 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4-2부(재판장 김경란)는 이씨가 공연·음반 기획사 스톰프뮤직을 상대로 낸 약정금 반환 소송 2심에서 “스톰프뮤직이 이씨에게 26억여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1심 판결보다 스톰프뮤직이 이씨에게 반환해야 할 금액을 더 많이 인정했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 /뉴시스

이씨는 2001년 2월 스톰프뮤직과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다 2010년 9월 정산 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씨는 계약 해지 통보에 앞서 2010년 6월 자신의 저작권을 음악저작권협회에 신탁했다.

이씨와 회사는 최초 전속계약 이후 2004년 7월 계약을 변경했는데, 그 내용은 회사가 이씨에게 앨범 1장당 1500원(저작권료와 로열티 포함)을 주고, 디지털 음원 수익은 순수익의 15%(저작권료 포함)를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양측은 저작권 계약 기간을 10년으로 정했고, 계약기간 만료 3개월 전 해지 통보를 안 할 경우 계약이 1년 자동 연장된다고 합의했다. 이후 2009년 9월 이씨가 앨범 1장당 2000원, 디지털 음원 수익의 30%를 배분 받는 내용으로 계약을 한 차례 더 변경했다.

양측의 소송전은 이씨가 2010년 10월 소니뮤직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이후 본격화됐다. 이씨는 그해 12월 이씨가 스톰프뮤직을 상대로 계약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양측은 2013년 9월 전속 계약을 종료한 이후 분배금 지급 의무를 다하기로 조정을 통해 합의했다. 하지만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자 이씨는 약속한 돈을 돌려달라며 2018년 8월 소송을 제기했다.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스톰프뮤직이 이씨가 신탁에 따라 저작권협회로부터 저작권료를 받고 있음을 알면서도 조정 합의 당시 분배 비율을 기존 계약서와 같은 30%로 정했다”며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이씨에 대한 반환액을 12억여원으로 정했다.

2심에서는 회사의 분배금 의무 지급 기간을 언제까지 인정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씨는 조정 당시 스톰프뮤직의 분배금 지급 의무가 끝나는 시점을 양측이 정하지 않았다며 올해 1분기까지의 분배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스톰프뮤직은 조정에서 ‘저작권 계약에 따라 분배금을 지급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에 저작권 계약이 끝나는 2019년 7월까지만 정산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2심은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양측 합의 내용을 보면 전속·저작권 계약이 종료됐음을 확인하면서도 분배금 지급 의무가 끝나는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며 저작권 계약 종료 후에도 이씨에 대한 분배금 지급 의무가 유지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