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승·2000이닝' 장원준 은퇴한다…"후련합니다, 팬들 함성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김민경 기자 2023. 10. 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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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 ⓒ곽혜미 기자
▲ 장원준 양의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부족했던 내게 엄청난 힘이 됐던 팬들의 함성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장원준(38)이 끝내 은퇴를 결심했다. 두산은 28일 "장원준이 최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알렸다.

장원준은 구단을 통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는 선택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를 그만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이러한 결심을 했다”며 “FA 계약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해주시고, 부상으로 힘들 때 기회를 더 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세웠던 마지막 목표들을 이뤘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이다. 다만 후배들을 생각하면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우리 팀에는 유능한 후배들이 많으니 성실하게 훈련해 팀 도약을 이끌어주길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승엽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마지막까지 박수를 받고 떠날 수 있는 것은 전부 ‘팀 베어스’ 덕분”이라며 “부족했던 내게 엄청난 힘이 됐던 팬들의 함성을 평생 잊지 않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부산고 출신 좌완투수 장원준은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자이언츠 1차지명을 받았고, 2015시즌에 앞서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 해 30경기에서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며 14년만의 ‘V4’ 1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도 27경기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판타스틱4’의 일원으로 통합우승에 앞장섰다.

장원준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9년간 188경기에서 47승42패1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4.49로 활약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46경기 등판 132승119패1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4.28이다.

장원준은 11경기(구원 1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5패, 41이닝,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했다.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의 활약이 좋았다. 장원준은 지난 5월 2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70구 7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면서 꿈에 그리던 130승 고지를 밟았다.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129승 거둔 뒤 1844일 만에 추가한 값진 1승이라 장원준 개인적으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 장원준 허경민 ⓒ곽혜미 기자
▲ 장원준 이승엽 감독 ⓒ곽혜미 기자

130승 달성은 KBO 역대 11번째, 좌완으로는 역대 4번째였다. 37세9개월 22일로 좌완으로는 역대 최고령 130승 투수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한화 송진우로 2000년 7월 4일 청주 해태 타이거즈전 당시 나이 34세4개월18일이었다. 우완까지 통틀면 KIA 임창용(2018년 9월 29일 광주 한화전, 42세3개월25일) 다음인 2위다.

130승을 달성한 장원준은 거침없었다. 6월 6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5⅓이닝 1실점), 6월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6이닝 무실점)까지 선발 3연승을 질주하며 통산 132승을 기록했다.

변화를 시도한 결과였다. 장원준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2군에서 시즌을 맞이하게 되면서 권명철 투수코치의 제안으로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하게 됐다. 그동안 직구 구속이 130㎞ 후반대, 빨라야 141~142㎞ 정도 나올 정도로 떨어진 바람에 고전했는데,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하면서 타자들을 속일 수 있는 새로운 조합을 찾게 됐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공략하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풀타임 으로 활약하기에는 체력적 한계가 있었지만, 선발 자리에 구멍이 날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힘을 실어줬다.

장원준은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7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패전(0-5 패)을 떠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개인 통산 2000이닝을 달성한 것. KBO리그 역대 9번째 기록이다. 40년이 갓 넘은 KBO리그 역사에서 2000이닝을 넘긴 투수가 장원준 포함 9명밖에 없을 정도로 귀한 기록이다.

장원준은 132승과 2000이닝으로 좌완 에이스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홀가분하게 유니폼을 벗었다.

▲ 두산 베어스 장원준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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