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량살상무기 자금 조달 위해 가상화폐 탈취에 사력"

김태훈 2023. 10. 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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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 마련을 위해 가상화폐 탈취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 제재로 대형 선박을 구입할 수 없는 북한이 중국 기업이 소유했던 선박을 취득한 사실도 드러났다.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17억달러라는 수치는 2021년의 3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라며 "북한이 WMD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해 가상화폐 탈취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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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제재委 전문가 보고서 공개
"대형 선박 14척 취득… 10척이 中 기업 소유"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 마련을 위해 가상화폐 탈취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 제재로 대형 선박을 구입할 수 없는 북한이 중국 기업이 소유했던 선박을 취득한 사실도 드러났다.

2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2022년 한 해 동안 탈취한 가상화폐 규모만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가 넘는다. 가상화폐를 훔치는 것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들이라고 보고서는 지목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016년 3월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 앞에 구형 모양의 핵탄두 추정 물체가 보인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17억달러라는 수치는 2021년의 3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라며 “북한이 WMD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해 가상화폐 탈취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자금과 정보를 빼내기 위해 갈수록 더 정교한 사이버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국방, 에너지, 보건 분야 회사들이 표적이 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교묘하게 피해 정유 제품을 반입하는가 하면 석탄 등도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재위에 공식 통보된 북한의 정유 공급량은 연간 상한인 50만배럴(약 7945만ℓ)의 30%에 불과하다. 그런데 북한 선박 25척이 정유 제품을 46차례 운반한 정황이 제재위에 포착됐다. 해당 선박들이 적재 중량의 90%만 채웠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미 올해 5월 연간 상한을 넘겼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안보리 제재에 따라 화물선이나 유조선 같은 대형 선박을 사들일 수 없다. 그런데도 올해 1∼5월 사이에 북한이 무려 14척의 선박을 취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10척은 중국 기업 소유라는 것이 보고서의 내용이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허위 선박 정보를 발신하고 또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차단하거나 교란하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진 않았으나 풍계리 핵실험장 등 관련 시설에서는 핵과 관련한 활동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면서 위성 발사 노력도 지속해왔다”며 “이는 2021년 발표된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대로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술 핵무기 능력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지난 9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회담에선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북·러 간 기술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은 올해 들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공언하고 두 차례 시험발사를 했으나 매번 실패했다. 앞서 북한은 “10월 중에 3차 시험발사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10월이 거의 다 끝나가는 현 시점까지 위성 발사 준비 정황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위성 발사 관련 기술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제대로 작동하는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달성에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북·러 간 무기 거래에 대해서는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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