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기념 세일한다고 홍보하는 마약 판매상들...경찰 집중 단속

주형식 기자 2023. 10. 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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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텔레그램방 들어가보니
2시간 만에 마약 판매방 5곳에 29개 ‘마약 인증샷’ 게재
한 마약 판매상이 텔레그램방에 마약 사진을 올리며 홍보하고 있다./텔레그램 캡처

다크웹, 텔레그램 등 신원 추적이 힘든 경로를 통해 마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마약 판매상들이 “핼러윈 기간 동안 할인 이벤트를 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핼러윈 기간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클럽, 유흥업소의 마약류 취급을 집중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자는 핼러윈을 앞둔 금요일인 27일 밤 12시부터 토요일인 28일 새벽 2시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상에 접근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판매하는 대화방 5곳에 들어갔는데, 각 대화방에는 많게는 400여 명, 적게는 1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대화방에는 마약 거래 가격표와 안내문이 떠 있었다.

마약 판매 텔레그램 3곳에선 ‘핼로윈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한 판매상은 “형님 누나들이 핼러윈 뜨겁게 즐기시라고 오늘 나도 화끈하게 풀겠다”고 적었다. 아이스(필로폰)부터 신종 마약 LSD, 브액, 떨액 등을 기존 가격보다 10~20% 가량 싸게 판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다른 판매상은 “핼로윈 때 물량 급소진되니 미리미리 쟁여두시길”이라며 “급할 때 찾으면 나도 도와줄 수 없음. 생떼 쓰지 마시길”이라고 적었다. 한 판매상은 최근 이선균, 지드래곤 마약 사건과 관련해 “유명 연예인들도 즐겨찾는 저를 믿고 핼러윈 때도 클릭 마구 부탁”이라고 주장하며 마약 판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기자가 2시간 동안 체크한 텔레그램 마약 판매방 5곳에는 총 29개의 ‘마약 인증샷’이 게재됐다. 대화방을 운영하는 마약 판매상이 구매자와 나눈 대화와 구매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이다. 마약 판매상은 인증샷과 구매 후기를 남기면 다음 구매 시 할인 혹은 마약을 더 주겠다고 광고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마약 판매상들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마약 인증샷을 많이 남겨 구매자들을 더 현혹하려는 수법”이라고 했다.

후기를 남긴 이는 “형님(판매상 지칭) 덕분에 빙두(북한산 마약 의미) 먹고 이제 클럽 가요”라며 마약을 받은 인증샷을 올렸다. 다른 이는 “친구들과 파티하기 전 급하게 시켰는데 총알 배송 역시. 믿고 먹습니다”라고 적었다.

27일 밤 10시 기준 홍대 거리엔 8만 명 넘게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 금요일보다 모인 사람들이 30% 더 늘어난 셈이다. 곳곳에선 핼러윈 코스프레를 한 젊은이들도 있었다. 경찰복과 유사한 복장을 한 남성 3명은 홍대 거리에 들어서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경찰은 올해는 이태원보다 홍대 앞과 강남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핼러윈 안전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클럽 등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마약류, 질서위반 등을 단속하고 흉기범죄, 마약류범죄, 강절도 등 인파가 몰린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 예방 활동도 강화한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핼러윈 안전 대비 관련 회의에서 “이번 핼러윈 기간에는 인파 관리 외에도 흉기·마약·이상동기 범죄 등 특별치안, 질서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서울 주요 대학가에서 발견된 마약 광고물 카드. 서울 광진경찰서는 23일 이 카드 형태의 광고물을 뿌린 4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와 광진구 건국대, 지난 22일에는 경기 성남시 가천대에 액상 대마 판매를 광고하는 명함형 전단지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조사에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 대상으로 마약 광고 명함을 배포한 후 사기 범행을 하려 했다”고 진술했다./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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