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원료에 어떻게 오줌을?…150년된 효모 아직까지 쓴다는데 [추동훈의 흥부전]
[흥부전-28][브랜드로 남은 창업자들-23] 제럴드 하이네켄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맥주, 칭다오가 원료 오줌 논란의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치열한 전쟁 한가운데서 탄생한 세계적 맥주가 한순간에 조롱거리로 전락하며 시가총액 1조원이 순간 증발하기도 했는데요. 가장 비싼 오줌이란 오명을 얻은 칭다오의 명예회복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오늘의 브랜드로 남은 창업자는 칭다오와 더불어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로 유명한 하이네켄의 ‘제럴드 아드리안 하이네켄’입니다.
제럴드 하이네켄은 1841년 9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장사와 사업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그는 22세의 나이에 주류 사업에 뛰어들겠단 결심을 합니다. 그는 수소문한 끝에 1864년 ’De Hooiberg’라는 양조장을 인수합니다. 이는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큰 양조장 중 하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하이네켄은 세계 최초로 품질 관리 연구소를 도입하는 등 맛의 발전과 표준화에 공을 들였습니다. 효모 기술 경쟁력이 바로 지금의 하이네켄을 만든 원동력이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1875년 하이네켄은 파리에서 열린 국제 해양전시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훌륭한 맥주란 평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합니다. 1883년엔 네덜란드 정부가 공인하는 ‘Diplome Honneur’ 인증서를 받으며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맥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창업자 제럴드 하이네켄이 하이네켄만의 독창적인 기술력과 연구실 등 기틀을 닦는데 매진했다면 그의 아들 헨리 하이네켄은 글로벌 맥주 브랜드로 확장시키는데 공을 들였습니다. 그사이 암스테르담 뿐 아니라 네덜란드 전역으로, 또한 이를 넘어 유럽으로 그 영향력과 인기가 높아져 간 하이네켄의 경영은 제럴드의 아들 헨리 하이네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가 CEO를 맡았던 20세기 초반은 유럽 시장을 장악한 하이네켄에게 새로운 기회가 됐습니다. 바로 북미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한 것인데요. 미국이 대공황에 빠지며 금주령이 시행됐고 1933년 금주령이 해제되자 하이네켄은 가장 먼저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며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국 진출에서 하이네켄의 기술력이 빛났습니다. 그간 효모기술과 병입 및 보관 기술 등을 발전시킨 하이네켄은 유럽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맥주를 변질없이 잘 운송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타 유럽맥주와 달리 하이네켄 맥주는 미국에서도 생산지와 같은 맥주맛을 유지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헨리의 아들이자 제럴드의 손자 알프레드 하이네켄이 20세기 중반부터 하이네켄을 이끌며 지금의 위용을 갖추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하이네켄의 브랜드 마케팅에 매진한 그는 맥주를 단순히 술이 아닌 하나의 문화이자 브랜드로 발전시켰고 포뮬러1,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스포츠 대회 등과 협업하며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습니다. 하이네켄의 트레이드 마크인 녹색 병과 빨간 별의 로고도 알프레드를 통해 대중에 완전히 각인됐습니다.
3대에 걸친 하이네켄 가문의 경영은 이제 막을 내리고 전문경영인 경영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1886년 만든 하이네켄의 효모는 1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잘만든 효모 하나가 맥주 제국의 중심을 아직까지 잡아주고 있는 것인데요. 과연 칭다오의 위기가 하이네켄엔 호재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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