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그러게 왜 전기차 샀어"…중고차 시세에 '피눈물' [배성수의 다다IT선]

배성수 2023. 10. 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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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중고차라 해도 어떻게 전기차 시세만 매달 떨어지나요."

국내 중고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28일 "지난해 중순만 해도 웃돈을 주고 샀던 중고 전기차의 시세가 작년 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올 3분기 들어서는 시세 하락 폭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중고차 플랫폼에서 전기차 시세 하락 추세가 일제히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도 "중고 전기차 시세 변동 폭이 하이브리드보다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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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수의 다다IT선 140회
지난해 중순만 해도 웃돈 주고 샀던 중고 전기차
중고 시세 하락 1년째 이어져…하락 폭 지속 확대
테슬라 모델 3·아이오닉 6 등 인기 차종 시세 폭락
전기차 수요 감소·정부 보조금 지급 맞물린 탓
"전기차 인식 전환 필요…지금이 중고차 구매 적기"
테슬라 모델3

"아무리 중고차라 해도 어떻게 전기차 시세만 매달 떨어지나요."

전기차 구매를 후회하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고 전기차 시세가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커지고 있어서다. 소비재인 자동차는 매달 시세가 감가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 중고 전기차의 시세 하락 폭은 유례없는 사태란 분석이다.

시세 하락 폭 과다해진 중고 전기차

국내 중고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28일 "지난해 중순만 해도 웃돈을 주고 샀던 중고 전기차의 시세가 작년 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올 3분기 들어서는 시세 하락 폭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중고차 플랫폼에서 전기차 시세 하락 추세가 일제히 나타나고 있다. 케이카가 국내서 출시된 740개 차량을 대상으로 시세를 분석한 결과 중고 전기차 시세 하락 폭은 지난 7월 평균 0.2%, 8월 0.9%, 9월 1.7%로 집계됐다. 이달엔 2.5%까지 하락 폭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국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차 모델들이 중고 시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케이카의 분석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 하락 폭은 △테슬라 모델 3 5.2%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4.7% △현대차 아이오닉 6 4.7% △폴스타 2 9.8% 등으로 나타났다.

 "중고 전기차, 하이브리드보다 감가율 변동 커"

또 다른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도 "중고 전기차 시세 변동 폭이 하이브리드보다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했다.

엔카닷컴이 지난 9월 하이브리드 6개 모델(현대차 더 뉴 싼타페·기아 더 뉴 니로·기아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렉서스 ES300h 7세대·도요타 캠리 XV70)과 전기차 5개 모델(현대차 아이오닉 5·기아 EV6·쉐보레 볼트 EV·테슬라 모델 3·메르세데스벤츠 EQA)을 비교한 결과다.

현대차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


엔카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중고 하이브리드 차량은 대부분 시세 하락 폭이 미비했다. 오히려 상승하는 모델도 있었다.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 1.6 2D 캘리그래피의 지난달 시세는 전월 대비 0.29% 상승했다. 캠리 XV70 2.5 XLE 하이브리드의 경우에도 이 기간 시세가 3.94% 상승했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시세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모델 3 롱레인지의 지난달 시세는 전월 대비 2.86%가량 크게 떨어졌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프레스티지(1.63%), EV6 롱레인지 어스(1.46%), 볼트 EV 프리미어(1.01%) 등도 마찬가지다. 시세가 오른 모델은 EQA(1.43% 상승)이 유일했다.

기아가 다음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 사업에 나선다. 기아는 내연기관차 뿐만 아니라 전기차도 판매한다. 기아 제공


중고 전기차 시세 하락의 배경으론 지난달 말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확대 정책이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전기차 판매가 떨어지면서 완성차 업체가 신차 판매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고 그 결과 중고차 시세 감가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수요가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라며 "중고차 시세도 반전이 되기 위해선 먼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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