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되돌아가는 북한의 '새 세대'

문정실 작가 2023. 10. 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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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요즘 북한 매체에서는 새 세대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고 합니다. 이전 세대와는 구분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방증이기도 할 텐데요. 오늘은 북한이 말하는 미래 세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한때는 남과 북의 미래 세대였던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저 어렸을 때 자주 듣던 표현이 있었어요. 새나라의 어린이라고 노래도 있었거든요. 북한에서는 어땠나요?

◀ 나민희 ▶

북한에서는 혁명의 3세 4세 이런 이야기를 저희는 많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1세 2세는 고생을 많이 하고 어떤 고난을 헤쳐왔지만 3세 4세는 비교적 고생을 덜 하며 자랐다. 그렇기 때문에 너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세대다. 이런 식으로 정말 세상에 모든 걸 다 누리고 자라나는 그런 세대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 김필국 앵커 ▶

나민희 씨가 어렸을 때 들었던 혁명의 3세 4세는 당시 북한의 미래 세대를 표현할 때 쓰던 표현이었을 것 같은데요. 요즘 북한 방송은 어떤지 살펴볼까요?

◀ 차미연 앵커 ▶

얼마 전 북한 TV 보도입니다. 평양의 주체사상탑 개선문 관리소를 소개하는 내용에서 갑자기 새 세대가 등장합니다.

"수령님의 개선연설의 그 구절구절은 오늘도 우리 새세대들의 가슴을 세차게 울려주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한편 풀무 타령과 장고춤을 소개하는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가 전문가와 대화하는 도중에 새 세대를 언급합니다.

"이 노래는 우리 새 세대들에게 지난 날의 노동 생활 과정과 함께 착취 사회 계급의 그 본성에 대해서도 일깨워주는 그런 민요가 아닙니까?"

◀ 김필국 앵커 ▶

새 세대 말고 다른 표현도 등장합니다. 청년들의 탄원 소식을 전하는 보도에선 청년들을 혁명의 교대자 후비대 라고 표현합니다.

"청년들을 우리 당의 제일가는 밑천, 가장 큰 자랑으로 여기며 혁명의 교대자, 후비대로 믿음직하게 키워주고 내세워주는 당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 나민희 ▶

혁명의 교대자 한마디로 저희가 이제 그런 교대에 있는 세대인 거예요. 그래서 김정일을 그렇게 받들어 왔던 것처럼 김정은도 잘 받들어서 지도자를 위해서 살다가 지도자를 위해서 목숨을 바쳐야 된다. 한마디로 이제 지도자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 포탄을 들고 적의 어떤 기지로 뛰어들어야 된다. 이런 교육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새 세대, 미래 세대의 역할을 강조해 왔었잖아요.

◀ 전영선 ▶

김정은 체제가 처음 시작되면서 굉장히 크게 했던 행사가 뭐였냐면 그 소년단 행사였었고요. 전국에서 평양으로 소년단원들이 모이고 중앙대회를 하면서 굉장히 크게 부각을 했었고 김정은 시대를 열어갈 정치적 후견인 내지 김정은 시대를 만들어 나갈 이 세대들에게 굉장히 강조점을 많이 뒀었고요. 또 이제 최근 2022년을 즈음에서는 새로운 시대 김정은 수령 시대를 이끌어나갈 청년들의 모범상을 많이 만들어내고자 이런 새 세대 표현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다면 북한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요즘 세대, 미래 세대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 전영선 ▶

저희도 이제 흔한 말로 MZ 세대라고 표현을 하잖아요. 북한 같은 경우에도 보면 주로 혁명 역사를 기준으로 해서 옛날에 항일 혁명 투사들이 활동했던 세대들 그다음에 한국 6.25 전쟁하고 그다음에 전후복구 천리마 시대의 세대들 그리고 이제 사회주의 주체 사회주의가 온전하게 실행됐던 세대들 그리고 나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세대들로 구분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옛날의 기억들 소위 이른바 굉장히 어려웠던 이 시기의 경험들과 다른 방식으로 좀 생각하는 게 많이 바뀌었고요. 특히나 장마당 이후 디지털을 경험하게 되면서 사상적인 문제보다는 경제적인 문제에 더 많이 관심을 갖고 개인의 행복을 더 많이 지향하고 외부 문화에 대한 개방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세대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나민희 ▶

저도 북한에 있을 때 정말 많이 들었던 게 이제 라떼는 이야기 정말 많이 들었어요. 부모님한테서. 저희 어머니도 대학교 다니던 시절에 하루에 거의 한 2, 3시간 많게는 4시간 정도밖에 못 자면서 김일성 경기장 건설에 동원이 됐었대요. 그래서 오전에는 수업하고 저녁에는 가서 건설장 일을 하다가 와서 쪽잠을 자고 또 나가고 요즘에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일단 무엇을 해라라고 하면 이게 나한테 도움이 되나 안 되나 이게 돈이 되나 안 되나 이것부터 따지는 거예요. 그리고 돈도 안 되는데 굳이 힘든 일을 내가 왜 해 이런 식으로 어떤 집단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그런 특징이 있다고 볼 수 있죠.

◀ 차미연 앵커 ▶

새 세대, 미래 세대를 강조하는 북한 그렇다면 이 북한이 바라는 미래 세대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북한 TV를 통해 알 수가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보시는 건 지난해 10월 열린 만경대혁명학원 75주년 기념식입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학생들의 권총 실탄 사격을 참관하기도 했는데요. 혁명성은 유전되지 않는다면서 사상 교육 강화를 거듭 주문했습니다.

"아버지가 혁명가라고 해서 그 아들딸들이 저절로 혁명가가 되는 것이 아니며... "

◀ 차미연 앵커 ▶

한편 지난 3월 조선중앙TV는 하루 동안 청년 80만 명이 군입대 재입대 탄원을 했다고 선전했는데요. 북한 매체들은 새 세대들의 드팀없는 의지의 과시이며 열렬한 애국심의 뚜렷한 증시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놈들이 진짜 불맛, 우리 진짜 조선의 전쟁맛이 어떤것인가를 뼈저리게 또 똑똑히 체험하게 해주려는 것이 바로 우리 김일성종합대학청년 대학생들의 한결같은 심정이고 마음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노동신문은 탄광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전 세대들의 귀중한 모범을 인생의 교본으로 새겨 안고 당과 조국을 위해 애국의 땀 아낌없이 바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은 미래 세대를 강조하면서 이전 세대처럼 충성하고 헌신해라 애국해라 이런 걸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 나민희 ▶

이제 음악만 봐도 알 수가 있는 게 김정은 정권 들어서서 많이 불려지는 음악 모란봉 악단에서 리메이크한 음악이기도 한데 아버지 어머니의 청춘 시절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나의 아버지 청춘 시절 강선의 로앞에서 흘렀네 이렇게 시작이 되는데 어렵고 힘든 일에 늘 앞장서서 청춘들이 뭔가를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서 개척해 나갔던 그런 희생을 지금 세대도 역시 본받아서 어렵고 힘든 일에 예전에 부모님들이 했던 것만큼 너희도 무조건 희생을 해라 조국을 위해서 희생을 해라 이런 식으로 계속 강조하고 교육을 하는 거죠.

◀ 전영선 ▶

김정은 시대의 바람직한 상들이 있거든요. 초기 같은 경우에는 김정은 체제가 가장 고민했던 것이 이른바 꽃제비라든가 부모가 없거나 이런 아이들이 사회에 낙오되는 것을 걱정했었던 그래서 그런 것을 도와주는 청년상을 모범상으로 제시했다고 한다면 최근에 나오는 상들은 천리마 시대의 그 어려움을 이해하고 맡은 자원봉사이지만 험지를 탄원하고 있는 이런 청년들을 모범 청년으로 많이 내세우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한편 최근 북한 TV를 보면 북한이 미래세대의 표상처럼 내세우는 인물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바로 김정은의 딸 김주애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 2월 평양에서 진행된 착공식. 전국에서 모인 청년들을 동원해 건설하는 신도시 착공식에 김정은 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나타났습니다.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착공식장에 나오시자 전체 참가자들은 이 땅위에 청년중시의 숭고한 새 경륜을 펼쳐가시며..."

◀ 김필국 앵커 ▶

또 서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지난 3월에는 그 현장을 김정은과 김주애가 함께 참관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까지 띄워주는 속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전영선 ▶

굉장히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후계 구도까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아직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여러 가지 정보들이 조금 더 부족하고 좀 더 지켜봐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저렇게 김주애 같은 경우에 지금 어린 세대들이고 지금 막 후비대로서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들이기 때문에 일단 여러 방면에서 지금 하고 있는 핵실험이라든가 우리 사회주의와 관련된 이 모든 것들을 다음 세대들과 함께하고 있고 그 세대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 메시지들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고요. 그다음에 이제 북한이 예전에 결핍되었었던 이른바 화목한 가정의 상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김주애를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고 있는 걸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 나민희 ▶

예전에 김정은이 이제 조금씩 공개가 될 때 그때 처음에는 김정은이라는 이름이 나오지는 않았었고 이제 청년대장 이렇게 불렀었거든요. 김정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교육하고 그랬었는데, 노래도 나왔었어요 그때 처음에 나온 노래가 아마 발걸음일 거예요. 그래서 척척척척 발걸음~ 우리 김 대장 발걸음~ 이렇게 되는데 한마디로 이제 김정은을 청년이기 때문에 청년대장이라고 부르면서 그 청년대장의 발걸음에 맞춰서 우리 청년 지금 너희 청년 세대가 잘 따라서 잘 받들어서 나가야 된다. 이런 식으로 항상 교육을 받았었죠.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미래 세대는 우리의 미래 세대와도 연관이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우리의 미래 세대 북한의 미래 세대는 어떤 세대가 되면 좋을까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 전영선 ▶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이 모인다. 그러면 대한민국 청년들하고 일본, 중국, 미국, 북한 이렇게 있다면 어떤 나라의 청년들하고 가장 많이 이야기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선뜻 이 북한이라는 대답이 잘 안 나오죠. 그만큼 대한민국은 글로벌로 갔고 글로벌 시티즌이라고 하는 기준을 가지고 세계 시민으로서의 성숙해 나가고 있고요. 북한도 이런 글로벌 표준과 세계시민성을 갖춘 세대들로서 소통이 좀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 나민희 ▶

외부를 굉장히 궁금해하고 또 외국의 문물을 경험한 잘 알고 있는 어떤 그런 친구들도 되게 많은 세대가 요즘에 북한의 청년 세대이기 때문에 그런 세대한테 자꾸만 어렵고 힘든 곳 외지로 자꾸 가라 이렇게 강조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 세계와 같이 교류를 할 수 있는 그런 세대로 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요즘 불안하다는 말씀들 많이 하시잖아요. 그만큼 미래 세대들이 중요한데 남북의 미래 세대는 화합할 수 있기를 그런 희망을 가져봅니다.

◀ 김필국 앵커 ▶

국제 뉴스에서 전쟁 소식을 접할 때마다 평화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깨닫곤 합니다.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에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길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37966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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