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악’ 지창욱 “연예계 마약 스캔들 속 ‘마약’ 소재 작품? 부담 없었다”[M+인터뷰②]
‘최악의 악’이라는 제목에 대한 지창욱의 솔직한 생각
차기작 ‘웰컴투 삼달리’로는 또 어떤 매력 보여줄까
배우 지창욱이 ‘최악의 악’이라는 제목에 대해 소신발언을 했다.
디즈니+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이다.
그런 가운데 지창욱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최악의 악’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창욱은 언더커버의 역할을 맡아, 위하준을 속이고 또 속이면서도, 그 안에서 딜레마에 빠지는 디테일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더불어 김형서(비비)와의 파격적인 애정신부터 위하준과 함께 신선한 액션들을 선보이며, 이 과정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그만큼 ‘최악의 악’은 색다른 느와르로 자리매김했다. 지창욱은 위하준과 긴장감 넘치면서도 터프한 남남 케미를 선사하는 재미를 주면서도, 둘 사이의 이어질 듯 어긋나는 불협화음 같은 관계성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최악의 악’은 인물들의 복합적인 관계성에서 오는 재미와 은은하게 묻어난 메시지 등으로 보면 볼수록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도 발휘했다. 이와 관련해 지창욱은 제목이 주는 느낌과 메시지에 대해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A. 차별점, 그런 게 없다. 1인 2역이라고 생각조차 안했다. 같은 사람이고 상황이 바뀐 거라고 생각했다. 두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서 무언가 차별점을 둔다고 생각을 하면 너무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그게 오히려 해가 될 것 같았다. 초반에 머리를 길렀다가 잠입을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짧게 바꾼 것. 그런 거 외형적인 부분의 차이 말고는 애써서 박준모와 권승호를 차별적으로 연기해야겠다는 지점은 없었다. 그 안에서 상황이 충분히 긴장감이 있기 때문에 그 긴장감 텐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바꿔서 연기하려고 한 건 없다.
Q. ‘준모가 조폭보다 더 조폭 같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 터프한 준모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또한 이런 팬들과 시청자들의 반응들을 보면 어땠을까.
A. 재밌는 것 같다. 연기하는 입장으로 봤을 때는. 물론 ‘조폭 같아 보여야지!’라는 의도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모습을 아예 안 하려고 한 건 아니다. 애시당초에 의상의 변화나 비주얼적인 변화만 봐도 준모의 처음 모습과 마지막 모습이 많이 다르다. 또 기철의 처음과 마지막도 다르다. 준모는 갈수록 의상도 점점 세련되어지고 색감도 더 진해지는데, 기철이는 뒤로 갈수록 무채색의 느낌이다. 설정 자체가 반대로 간다. 서로 달려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아예 의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런 반응들을 보면 재밌는 것 같다.
Q. 인물의 관계도 관전 포인트였다. 많은 변곡점들이 등장했는데, 지창욱이 볼 때 그런 변곡점 중 가장 준모가 확 변했다고 느끼는 장면은?
A. 준모가 변해가는 계기들이 되게 끊임없이 나오고, 계속 지속이 되어야 한다고 봤다. 예를 들어서 준모가 처음으로 기철이한테 자기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기철이와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그 장면에서 준모가 기철이에게 거짓말을 한다. 그런데 술에 취해서 자기도 모르게 자기 속내를 밝힌다. 어린 시절 이야기도 하면서 ‘사장님 저 성공하고 싶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진짜 속마음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이중적인 의미로 생각을 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장례식장에서 들어가지 못했을 때, 그거는 조창식(이정헌 분)과의 관계의 틀어짐이었다. 같은 입장이지만, 거기서부터 조창식과의 충돌이 계속되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기철의 사무실에서 의정이와 기철이를 마주한 준모가 상대방을 칼로 써는 장면들도 확 변해버린 모습을 비춰준다고 생각했다. 천사장의 죽음도 경찰로서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 준모한테는 매 순간 엄청난 압박이고 변화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다 하나하나 소중했던 것 같다. 구석으로 몰아가는게 재밌었던 것 같다.
Q. 재범파의 충돌 장면은 준모의 변화에 있어 중요한 장면이었다. 이 장면의 액션 역시 멋있었는데, 합이 맞지 않으면 자칫하면 다칠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한 공간에서 진행됐다. 고충은 없었나.
A. 다치지 않기 위해서 리허설을 하고 합을 맞추고 같이 해주시는 분들이 다 프로이기 때문에 약속들을 많이 한다. 부상의 위험은 항상 있으니까. 작업을 하는데 인물의 관계에 있어서는 촬영장 밖에서 촬영 전까지 만들어 가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 인물을 어떻게 몰아가는지, 이 네 명이 어떤 관계로 서로를 바라보는지 이런 것들을 사실 감독님과 이야기해 나가고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오래 걸리고 복잡했다. 그걸 계산해놓고 콘티가 나오고 의심없이 촬영을 했던 것 같다. 도와주는 장치들도 너무 많았다. 조명이나 앵글이나 내가 굳이 뭘 하지 않아도 꼬여져 있는 관계들을 보여주는 장치들이라 믿고 촬영을 했던 것 같다. 원래 이 장면의 장소도 외부 산장이었다. 외부에서 습격이 들어오고 우당탕탕 무언가가 일어난다 였는데, 감독님이 장소를 수정했다. 기철의 공간, 준모가 생활하는 공간에 의정이 들어왔을 때의 반응들, 남편이 생활하는 골방을 봤을 때 의정의 표정을 표현해보고 싶어서 좁은 공간으로 바뀌고 했다. 준비 과정이 어려웠지 현장에서는 오히려 수월하게 작업을 했다. 액션도 보면 원테이크로 갔다. 사실 현장에서 칼을 쓰는데 원테이크로 한다는 건 ‘이거 장난 아닌데?’ 싶었다. 그런데 촬영한 걸 보니 원테이크 같아 보이지 않더라. 감정들이 너무 강했다. 비주얼적인 분위기나 오히려 이런 것들이 원테이크인지, 컷을 자른 건지를 중요하게 보이지 않게 해서 조금 아쉬우면서도, ‘이래서 감정을 훨씬 더 보여줄 수 있었나’ 싶어 안도하기도 했다.
Q. 최근 연예계는 마약 스캔들이 이슈이다. 연예계에 낮은 경각심으로 지탄을 받고 하는 상황인데,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한다는 점이 부담은 없었나.
A. 부담감은 없었다. 사회적 이슈는 나도 접하고 있어서 경각심을 갖는 건 개인적인 문제이다. 작품을 하는데 끼어들지 않는 것 같다. 이 작품이 ‘우리 다 같이 마약을 하자’가 아니라 언더커버물이라 굳이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Q. 기철 역의 위하준과의 연기 호흡도 궁금하다. 위하준은 지창욱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하더라.
A. 하준이하고는 너무 즐겁게 같이 촬영했었고, 하준이가 항상 현장에서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하는데 특별히 가르쳐준 건 없는 것 같다. 현장에서 하준이를 계속 지켜보면서, 현장에서 작업하는 동료나 파트너로서 부끄럽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현장에서 진짜 치열하게 작품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어온 것 같고, 장난도 많이 치고 유대감을 막 쌓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 그렇게 장난치고 농담하고 노는 것들을 작업의 하나로 보고 있다. 즐겁게 일하기 위함도 있겠지만, 동료들 하고 유대감, 스태프들 팀원들의 유대감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감독님, 촬영감독님, 조명감독님이랑 지방에서 촬영할 때는 끝나고 술, 끝나고 술이었다. 이런 것들을 반복하면서 ‘이 사람들은 미쳤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현장에서 작품 이야기를 하고 술을 마시면서 또 작품 이야기를 한다. 자는 시간 빼고 작품 이야기를 한다. 이런 걸 보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서 좋은 것도 많이 얻고 치열하게 작업하지 않았나 싶다. 하준이한테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 열심히 했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 이상적인 동료가 아닐까 생각도 많이 했다.
Q. 극 중 상탈신도 많았다. 외형적으로 준비한 부분들이 있을까. 또한 위하준에게서 ‘최악 섹시’를 뺏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A.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 작품을 위해 운동을 하기는 했으나 ‘몸을 만들어야지!’ 하고 운동하지는 않았다. 화면을 봤을 때는 그런 몸이 아니었다. 뭔가 그냥 의미 없이 운동한 느낌이었다. 굳이 노출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거는 없다. 너무 헬스장에서 운동한 것처럼 되어 있으면 오글거릴까 봐 오히려 그런 것들을 차라리 안 보이게 했다. 섹시함은 글쎄, 잘 모르겠다. (웃음) 그냥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상황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Q. 보스인 정기철을 대하는 준모의 감정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A. 연출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뭐하지만, 감독님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어떤 연민, 딱 그 정도였던 것 같다. 브로맨스는 굳이 담아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단지 사람들이 봤을 때, 내가 쳐다보는 눈빛이 브로맨스처럼 보이는 것은 시청자들의 바람이나 희망 같은 것이지 않을까. 어느 정도 의도를 아예 안 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하고 내가 대놓고 보여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브로맨스를 굳이 표현하지 않고 배제하려고 했다. 로망이나 희망 같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끝까지 보면, 그 의도가 명확하게 보여질 수 있을 것 같다.
Q. 12부까지, 결말까지의 관전 포인트도 짚어준다면?
A.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는 행복, 이들이 어디까지 가는지,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마무리 되고 갈지가 내용적으로 궁금하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되게 많이들 물어보시는 것 같다. 어떻게 되냐고. 준모가 죽냐. 아니면 의정이가 죽냐. 기철이가 죽냐. 아니면 다 죽냐 물어보시는데 그만큼 이들의 관계적인 부분이 약간 궁금함이 아닐까.
Q. 제목이 ‘최악의 악’이다. 극 중 최악의 악은 누구인 것 같나. 그리고 결말은 만족스럽나.
A. ‘최악의 악’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생각하시냐. (웃음) 작품 제목이 ‘최악의 악’이다 보니까 ‘어떤 게 더 최악일까. 진짜 악이 뭘까’ 하고 찾게 되더라. 나도 마찬가지로. 그런데 ‘어떤 게 더 최악일까?’를 생각하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제목이 너무 우리 작품에 비해서 거창하지 않나. 제목이 최악이라는 것은 아니다. 죄송하다. 말 실수한 것 같다. (웃음) 굳이 작품을 하면서 ‘진짜 악은 뭘까. 선은 뭘까’ 선과 악을 구분 지으면서 하지 않았다. 그냥 약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변화에 대한 이야기인 거지, 최악이 누구냐. 그냥 내가 최악인 것 같다.
A. 결말은 물론, 호불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밌는 것 같다. 결말은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재밌던 것 같고, 사실은 누군가한테는 ‘왜 이래?’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팀은 ‘이렇게 잘 재밌게 만들지 않았나. 모두가 재밌게 끝까지 작업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다. 엔딩을 어떻게 보실지 궁금한데 괜찮을 것 같다.
Q. 향후 활동 계획과 차기작 ‘웰컴투 삼달리’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 또 ‘웰컴 투 삼달리’의 제목은 마음에 드나.
A. 일단 ‘삼달리’는 촬영 중이다.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향후에 더 좋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똑같이 할 것 같다. 그리고 ‘웰컴투 삼달리’에서는 아예 다른 모습일 거다. ‘최악의 악’보다 더 편한 모습에 생활감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웰컴투 삼달리’의 제목은 마음에 든다. ‘최악의 악’도 마음에 드는데, 우리 작품의 본질적인 이야기에 비해 제목이 너무 거창하지 않나 한다는 거다. 개인적인 의견이다. 감독님한테 혼난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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