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기본기 모두 잡은 전기차…폭스바겐 2023년형 ID.4[시승기]
회생제동 울렁임 최소화…보조금 적용시 4000만원대 구입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ID.4는 폭스바겐의 순수 전기차로 지난해 9월 국내에 처음 출시됐고, 올해 6월에는 주행거리와 에너지 소비효율, 상품성 등이 개선된 2023년형 모델을 선보였다. 수입 전기차로는 5000만원 중반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됐고, 보조금까지 받으면 4000만원대로 실구매할 수 있어 '접근가능한 프리미엄'이라는 폭스바겐의 전략에 잘 들어맞는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다.
2023년형 폭스바겐 ID.4 프로 모델의 첫인상은 매끈함이었다. 일반적으로 SUV에 기대하는 중후함이나 각진 느낌보다는 유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보닛과 헤드라이트도 곡선이 강조됐다. 전체적으로 과감하거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호불호를 일으키지 않고 대중적으로 누구나 좋아할 만한 세련된 외관이었다.
차량 내부에서는 아담하다고 할 수 있는 5.3인치의 전자계기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전자계기판에는 속력과 배터리 잔량 및 주행가능 거리,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 필수적인 정보만 직관적으로 제공됐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의 전자계기판이 10인치는 물론 12.3인치까지 크기를 키우고 후측방 모니터링 등 다양한 정보까지 담는 상황에서 5.3인치의 크기는 다소 생소했다. '너무 작은 것 아닌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주행하면서 전자계기판의 작은 크기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았고, 군더더기 없이 단순한 디자인이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만 사람에 따라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듯했다.
전자계기판과 달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널찍한 12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했고 공조시스템 등을 터치로 직관적으로 조작 가능했다. 자체 내비게이션은 탑재되지 않았고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미디어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무선 연결은 지원하지 않아 유선으로만 연결할 수 있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다른 제조사에서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 무선 연결을 지원한 사례가 있는 만큼 향후 개선이 기대된다.
뒷좌석은 키 170㎝인 기자가 앉았을 때는 앞좌석과 무릎 사이 공간이 비교적 넉넉하게 남았다. 트렁크 적재 용량도 기본 543L에 2열 시트를 접으면 1575L에 달해 큰 짐을 싣거나 서핑, 캠핑 등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주행 중에는 전기차로서 ID.4의 탄탄한 기본기를 체감했다. 전기차의 장점 중 하나인 정숙성, 가속성이 뛰어났다. 시속 100㎞ 이상까지 가속이 부드럽고 빠르게 됐고, 고속주행 상태에서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주행할 때는 소음과 비교해 진동이 다소 거칠게 느껴졌다. 스웨이드 소재의 시트는 고급스러움을 주지만 많은 차량에서 기본적으로 적용되거나 옵션으로 채택할 수 있는 통풍시트는 적용되지 않았다.
다른 전기차와 비교할 때 회생제동을 해도 울렁거림이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ID.4의 장점이었다. 전기차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차가 멈추는 힘을 전기 에너지로 되돌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제동보다 급격하게 브레이크가 걸린다.
ID.4는 기어 변속으로 회생제동 시스템이 조정된다. 주행 시 기어를 'D'(드라이브)에서 'B'(브레이크)로 바꾸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제동이 걸린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모드가 있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을 때 강하게 가속되면서 주행하는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었다.
2023년형 ID.4는 1회 충전시 복합 421㎞(도심 451㎞, 고속 384㎞)를 주행할 수 있고, 정부 공인 에너지 소비 효율은 복합 4.9㎞/kWh다. 최고출력은 150kW, 최대토크 31.6㎏.m(310Nm)의 성능을 발휘하며, 시속 100㎞까지 가속은 8.5초 만에 마무리된다.
2023년형 ID.4의 가격은 프로 라이트는 5690만원, 프로는 5990만원이다. 국비 보조금은 580만원이 책정돼 유럽산 수입 전기차 중 가장 많은 액수를 지원받는다. 각 지자체에서 지급되는 보조금까지 적용하면 실구매 가격은 4000만원 후반대에서 5000만원 초반대까지 내려간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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