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나려고 했던 현대모비스, 붙잡으려고 했던 김선형

손동환 2023. 10.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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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187cm, G)이 달아나려는 현대모비스를 마지막까지 붙잡았다.

서울 SK는 지난 2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67-78로 졌다. 개막 4연승의 기회를 놓쳤다. 공동 선두였던 현대모비스(3승)와의 경쟁에서도 밀렸다. SK의 현재 전적은 3승 1패.

SK는 2022~2023시즌 정규리그를 3위(36승 18패)로 마쳤다. LG와 같은 승패를 기록했고 LG와 상대 전적도 동일했지만, LG 상대 시 득실 차에서 밀렸다. 한 끗 차이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했다.

그러나 SK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4강 플레이오프까지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안양 KGC인삼공사(현 안양 정관장)를 7차전까지 물고 늘어졌다. 연장전 혈투 끝에 패했지만, SK는 저력을 뽐냈다.

SK가 저력을 뽐낸 이유. 김선형이 SK 국내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챔피언 결정전 7경기 평균 34분 22초 동안, 18.3점 8.6어시스트 3.3리바운드에 1.9개의 스틸로 시리즈를 지배했다. SK가 우승했다면, 김선형은 FINAL MVP로 유력했다.

그러나 김선형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마음껏 쉬지 못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 때문이었다. 그래서 2023~2024시즌 개막 후 3경기 모두 관리받았다. 김선형의 개막 후 평균 출전 시간은 약 27분 37초.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선형은 경기당 9.7점 6.7어시스트 3.0리바운드(공격 1.0)를 기록했다. SK도 개막 3연승. 그리고 스피드로 무장한 현대모비스를 만났다. SK와 김선형의 스피드 싸움이 중요하다.

하지만 SK와 김선형은 악재를 극복해야 한다. 자밀 워니(199cm, C)의 부상 이탈이 그렇다. 전희철 SK 감독도 경기 전 “(김)선형이와 (오)세근이의 2대2가 많아질 거다. 두 선수가 잘해주면 좋겠다”며 김선형의 활약을 기대했다.

동시에, “(김)선형이의 몸 상태가 완전한 건 아니다. 6~70% 정도다. 그렇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해줬다”며 김선형의 달라진 컨디션에 기대를 걸었다.

김선형의 매치업은 김태완(181cm, G). 김태완은 수비에 특화된 선수다. 하지만 김선형은 순간 동작과 피지컬 우위, 여유 등을 앞세워 김태완을 공략했다. 1쿼터에만 6점 1어시스트 1스틸. SK 선수 중 공격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2쿼터에는 고메즈 딜 리아노(182cm, G)와 합을 맞췄다. 고메즈는 볼 운반과 패스를 할 수 있는 선수. 그래서 김선형은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또, 최부경(200cm, F)과 리온 윌리엄스(196cm, C) 등 빅맨들이 루즈 볼을 계속 따냈다. 루즈 볼을 이어받은 김선형은 돌파에 이은 플로터와 스크린 활용으로 SK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고메즈의 3점도 도왔다. 23-31로 밀렸던 SK는 34-31로 경기를 뒤집었다.

역전을 도운 김선형은 2쿼터 종료 2분 33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하지만 김선형이 물러난 후, SK는 현대모비스의 공세에 흔들렸다. 34-39로 전반전을 마쳤다.

김선형이 3쿼터에 흐름을 바꿔야 했다. 그렇지만 SK와 김선형의 흐름 모두 가라앉았다. 현대모비스의 볼 없는 움직임과 속공을 막지 못했기 때문. 3쿼터 시작 3분 16초 만에 36-49로 밀렸다. 좋지 않은 흐름은 3쿼터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김선형은 4쿼터에 고메즈와 합을 맞췄다. 2쿼터 중반 반전을 이끌어냈던 조합. 고메즈와 함께 현대모비스 수비를 계속 흔들었다. 현대모비스를 야금야금 추격했다.

경기 종료 3분 24초 전에는 비하인드 백 패스로 고메즈의 득점을 도왔다. 점수는 62-68로 변했다. 현대모비스의 마지막 타임 아웃 유도. 경기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 SK의 힘이 마지막에 딸리기는 했지만, SK의 저력을 알 수 있었다. 김선형 역시 33분 34초 동안 12점 7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에 1개의 스틸로 좋은 기록을 남겼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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