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멧돼지 만나면 아찔?…멧돼지 대처법 이렇게?

오미래 기자 2023. 10. 2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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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멧돼지 출몰로 안전 유의를 당부하는 재난문자가 유독 자주 옵니다. 시도때도 없이 울렸던 코로나 재난 안전문자로 갈수록 경각심이 무뎌졌듯 멧돼지 출몰 주의보도 그렇게 될 기세인데요. 최근 보름동안의 멧돼지 출몰 현황을 보면 심상치 않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가을철 짝짓기 시기를 맞아 활동이 왕성해진 멧돼지들이 도심 곳곳에 출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난안전 정보 제공 앱(APP) 안전디딤돌에 따르면 지난 15일 해운대구 반여동 일대에서 멧돼지 8마리가 나타났습니다. 같은 날 밤 북구 만덕동 인근 공원에서도 3마리가 포획 및 사살됐습니다. 며칠 후 22일 초읍동 화지산 인근, 24일 범천동 호천마을 인근에서도 멧돼지가 출몰했습니다.

심지어 하루에 부산 도심 네 곳에서 멧돼지들이 잇따라 나타기도 했습니다. 지난 25일 새벽 1시 20분께 동래구 사직동 아파트 단지에서 출몰한 멧돼지 새끼 3마리를 시작으로 2시 10분께 부산진구 범천동에서 1마리, 7시께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2마리, 18시께 강서구 부산신항역 인근에서 2마리가 출몰해 그야말로 멧돼지와의 전쟁 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특히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잦은 이유를 전문가들은 ‘짝짓기 시기’를 맞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가을에서 초겨울이 멧돼지의 짝짓기 시기인 만큼 활동이 왕성해져 산림지대·농경지 뿐만 아니라 도심에까지 빈번하게 출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최인봉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장 / 유해조수 기동포획단장] “도심으로 이렇게 많이 내려오는 것은 짝짓기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멧돼지들이) 예민합니다. 또 약자가 강자에 의해서 밀려나는 시기거든요. 그래서 약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다 보니까 도심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해운대 한 골프장에 나타난 멧돼지가 잔디를 파헤쳐 재산 피해를 입었다.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 제공


멧돼지의 도심 출몰로 인해 인명·재산·농작물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해 아직까지도 확산 중입니다. 지난 21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은 541억 9600만 원에 이릅니다. 이 중 멧돼지로 인한 피해규모는 330억 3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일찌감치 멧돼지를 ‘유해야생동물’로 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도 피해 예방을 위해 2016년부터 유해조수 기동포획단을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시는 올해 15개 구.군에서 총 104명의 포획단원이 민원이나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도 매일 멧돼지 수색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멧돼지를 마주한다면 누구나 침착함을 유지하기 어려울 텐데요.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멧돼지의 도심 출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국제신문 유튜브 <뭐라노> 캡쳐


(가정상황) 여기서 문제, 취재 중 멧돼지를 마주친 뭐라노 취재진이 무사히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이 행동’은 무엇일까요? 1번,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물건을 던져 겁을 준다. 2번, 불빛으로 눈을 공격한다. 3번,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다. 4번 지그재그로 도망친다

문제에 대한 답은 부산 일대에서 밤낮으로 멧돼지를 포획하는 최인봉 유해조수 기동포획단장이 경험을 토대로 설명했습니다.

  1번,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물건을 던져 겁을 준다 (X)

[최인봉 부산 유해조수 포획단장] “멧돼지를 맞닥들였을 적에는 절대 소리를 지르면 안 되고요. 일단 멧돼지는 사람을 보면은 먼저 도망을 갑니다. (멧돼지는) 사람이 해코지를 하려 할 때 공격을 합니다.”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멧돼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대처가 아니었습니다.

 2번, 불빛으로 눈을 공격한다. (X)

[최인봉 부산 유해조수 포획단장] “야간에 플래쉬를 비추는 것도 절대 안 됩니다. 왜냐하면 플래쉬를 가지고 멧돼지를 비추면 불빛을 보고 쫓아옵니다.”

다만 멧돼지가 새끼와 동행 중일 때는 사람이 먼저 공격을 가하지 않더라도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공격을 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멧돼지가 주로 출산을 하는 2월~4월에는 야간산행이나 등산로 외 등산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3번,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다. (O)

최 단장은 흥분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면 무작정 받아버리는 멧돼지 특성상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최인봉 부산 유해조수 포획단장] “멧돼지는 후각 청각은 발달이 돼 있지만은 시력이 아주 안 좋기 때문에 흥분을 했다, 총을 맞았다 하면 눈이 뒤집어져서 움직이는 건 다 받아버려요. 그냥 가만히 있어야 됩니다. 소리도 지르지 말고.”

 4번, 지그재그로 도망친다.(O)

멧돼지가 자신을 발견하고 돌진하고 있다면, 그때는 멧돼지가 방향 전환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라고 조언했습니다.

[최인봉 부산 유해조수 포획단장] “멧돼지는 꼬리가 짧아서 바로 45도를 틀지 못하기 때문에 멧돼지가 오면은 45도 옆으로 한 3m만 살짝 비켜버리면 그냥 밑으로 다 빠져나가버려요. 그러고 이제 나무나 바위나 있으면 안고 돌면 되거든요. 도심도 마찬가지예요.”

멧돼지를 발견한 후 침착하게 안전한 장소로 피했다면 즉시 경찰(112)이나 소방(119), 해당 구청에 신속히 신고해야 합니다.

멧돼지의 잦은 출몰로 시민들의 공포가 커져가는 만큼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멧돼지에 대한 정보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뭐라노 기자가 한반도의 생물들을 면밀히 조사하는 기관인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사실 확인을 했습니다.

첫째, 멧돼지는 빨간색을 무서워한다.(X)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기후환경생물연구과] “우선 멧돼지는 시력이 안 좋아요. 녹색이랑 빨간색은 구분을 하는데 어려워하고요. 파란색은 조금 인지는 해요. 그러니까 색깔을 구분하지 못하는데 무서워하는 것도 없겠죠.”

둘째, 멧돼지의 눈을 피하면 겁을 먹었다고 생각해 쫓아온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기후환경생물연구과] “멧돼지를 포함해서 야생동물들한테는요. 등을 보이고 무조건 막 빨리 도망가면 그건 상책은 아니에요. 오히려 쫓는 습성이 있어요. 그래서 등을 보이고 막 도망가는 건 좋지 않고 그렇다고 서로 공격적으로 굳이 눈을 마주칠 필요는 없어요. 동태를 보라는 뜻으로 해석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셋째, 멧돼지의 천적인 호랑이 포효 소리 녹음을 틀면 도망간다?(X)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기후환경생물연구과] “호랑이가 살고 있는 러시아 연해주나 그런 데는 멧돼지들한테 호랑이 소리가 멧돼지한테 영향을 주겠죠. 우리나라에서는 멧돼지한테 호랑이 소리를 들려준다고 해도 일시적으로 반응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멧돼지를 쫓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호랑이와 만난) 경험이 없잖아요.”

넷째, 겨울철 기온 상승과 멧돼지 개체수 증가는 관련이 있다. (O)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기후환경생물연구과] “멧돼지가 특징이 새끼를 한두 마리 낳는 게 아니라 10마리 안팎으로 낳아요. 새끼를 많이 낳는 생물들 특징이 새끼들 생존율이 그렇게 높지 않아요. 잘 죽는 이유 중에 하나가 기온에 대한 것도 있고 질병, 천적, 먹이부족 여러 요인이 있는데 기온이 따뜻해지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죠.

부산진구 제공.


부산 멧돼지 포획 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20년 263마리, 2021년 423마리, 2022년 563마리로 점점 증가 추세입니다. 올해 부산에 포획된 멧돼지 수는 지난 24일 기준 607마리로 지난해 전체 포획수인 563마리는 진작 넘겼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멧돼지의 포획 수나 도심 출현은 잦아졌을지라도 우리나라 국토 전반적인 측면으로는 감소됐다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기후환경생물연구과]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2019년에 발생하고 나서 (개체수가) 상당히 많이 감소됐어요. 과거에 (서식 밀도가) 1km² 당 다섯 마리 안팎이었던 게 지금 한 마리 정도 되거든요. 도시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많이 살잖아요. 적극적으로 총을 쏘거나 개를 풀어서 멧돼지들을 솎아내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다른지역에 비해 많이 감소를 안 했으니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긴 하지만 많이 늘어나지 않았어요. 농경지, 산림 다 포함해서 우리나라 국토 전반에서는 감소된 게 사실이고...”

멧돼지에 훼손된 심산 김창숙 선생 묘. 사진=연합뉴스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잦아지는 만큼 그 피해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멧돼지가 독립운동가 묘를 파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도심 안전을 지키기 위해 멧돼지를 포획 및 사살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인데요. 합리적인 개체수 관리 방안을 찾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제신문 뉴스레터 뭐라노가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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