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수지 “나만 오롯이 공감한 ‘이두나’, 밉상으로 보였나요?”

“‘국민 첫사랑’이 흡연·욕설? 부담·두려움 無”
“화려한 외면, 외롭고 어두운 내면 대비 중점”
“부쩍 늘어난 연기 칭찬?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돼”

‘이두나!’로 컴백한 수지. 사진I넷플릭스

배우 수지(29)가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그녀에 대한) 반응은 단연 폭발적.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100%, 연기도 미모도 물오른 수지의 ‘이두나!’다.

수지는 “전 세계 시청자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주변에서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고, 다양한 반응을 듣고 또 찾아보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넷플릭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 분)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 동명의 인기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이정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작품에 대한 첫 인상을 물으니 수지는 “제목부터 묘했다. 큰 사건이나 새로운 서사 없이 캐릭터들의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는 게 신선했다”고 답했다.

이어 “웹툰을 먼저 봤는데 ‘이두나’ 캐릭터에 크게 매력을 느꼈다. 이 친구의 배경이나 어떤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그 외 보여지는 부분이나 톡톡 튀는 매력들은 그간 해왔던 캐릭터와는 또 달라서 이끌렸다. 안쓰럽다는 마음이 컸다. 무조건 하고 싶었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이두나!’ 수지 스틸. 사진I넷플릭스

수지가 연기한 ‘이두나’는 세상과 사람에게 높은 벽을 치고 자신만의 공간에 숨어 지내다 원준을 만난 뒤 변화하는 인물이다. 그의 무해하고 따뜻한 모습에 마음의 빗장을 풀고 거침없이 다가간다. 예측불허에 제멋대로지만 밀당의 고수다. 수지는 전매특허 ‘원톱 미모’와 ‘안나’ 이후 물오른 연기력으로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웹툰 원작의 무드를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 어떤 예민함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는 그는 “그 부분이 이 친구의 숨은 상처이자 중요한 서사이기 때문에 잘 녹여내려고 했다. 거기에 외로움, 답답함의 정서를 입혀서 이 친구를 해석하고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내적인 어두움과 반대로 외적으론 화려한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팎으로 공을 들였다. 수지는 “첫 등장부터 ‘와, 연예인이다!’ 이런 느낌을 살리고 싶어 의상이나 비주얼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특히 두나가 입는 옷들이 대부분 크롭에 딱 붙는 옷들이 많아서 체중 관리에도 좀 신경쓰고 틈틈이 운동도 열심히 했다. 내적 외로움이 투영된 다소 창백한 피부를 연출하고자 했다”고 섬세한 노력을 들려줬다.

‘이두나!’로 글로벌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수지. 사진I넷플릭스

‘이두나!’는 수지의 싱크로율, 아우라에는 이견 없이 호평이 쏟아졌지만,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나뉘고 있다. 두나의 심리나 행동에는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 상당수다.

수지는 “개인적으론 이 친구의 모든 게 너무 이해가 갔지만 대중들이 보기엔 아닐 것 같다”면서 “어떤 거친 표현, 너울치는 감정선 때문에 ‘캐릭터가 미워보이면 어쩌나’ 고민도 걱정도 됐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해야 할 과제들을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하나씩 해나갔고, 적정선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연기하면서)어려운 점은 특별히 없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흡연 장면이나 욕설 등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부담감은 없었어요. ‘국민 첫사랑’이요? 그저 두나로, 두나에 집중했어요.(웃음)”

역시나 이야기가 많았던, 작품의 열린 결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각자의 세상으로 돌아가 지낼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젊으니까”라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안나’ 이후 부쩍 늘어난 연기 호평에 대해서는 “나는 매번 한결같이 잘하고 싶었고, 최선을 다해왔다. 달라진 게 있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특히 ‘안나’ 때부턴) 좀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 것 같다. 주변 상황이나 다른 요소들을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내 감정, 내 연기에 빠질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두나!’ 수지 스틸. 사진I넷플릭스

상대 배우 양세종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수지는 “리허설 때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눴다. 나는 마구 던지는 입장이고, 오빠는 그걸 받아내는 상황이라, 조언도 구하고 합도 맞춰보는 등 교류가 많았다. 든든하고 편안하게, 정말 ‘원준스럽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를 건넸다.

“많은 분들이 이제는 연예계 생활이 편하지 않냐고 묻는데 여전히 새롭고 또 어렵고 그래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두나’에게 한없이 마음이 갔던 것 같고요. 유독 ‘소통’이 잘됐던 현장이에요. 그 덕분에 평범하지만은 않은 ‘두나’의 호흡을 잘 다듬어갈 수 있었어요.”

끝으로 그는 애정했던, 한 켠에 계속 아련하게 담아두었던, 소중한 ‘두나’에게 한 마디 남겼다. “힘든 순간이 있겠지만, 이미 많았겠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게 너를 성장시켰음을 언젠가 알게 될거야. 두나야,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