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공습하며 "지상작전 확대" 예고…공언했던 침공은 아직(종합3보)
"대대적 지상작전 아냐"…유엔 '즉각 휴전' 결의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어 가자지구 전역에 통신과 인터넷 연결이 두절됐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작전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작전이 그동안 예고했던 전면적인 지상 침공은 아니라며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 과정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인도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 강화…"지상작전 확대"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공군은 (하마스) 지하 목표물을 강력히 공격 중이다"며 "오늘밤 지상작전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가리 대변인은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티와 인근 지역을 계속 공격할 예정이라며 이곳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가자지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AFP의 유튜브 생중계에는 가자지구에서 큰 폭발과 함께 연기가 솟구쳐오르는 모습이 여럿 포착됐다.
CNN은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이번 공격이 지난 7일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이었다고 전했다.
BBC 역시 이번 공습이 예전보다 강력하다고 보도했고, 알자지라도 "앞으로 가자지구에 더 큰 일이 곧 일어날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전역 통신·인터넷 두절…인도적 우려 커져
이번 공습의 여파로 가자지구 전역에 통신과 인터넷 연결이 두절됐다.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 '넷블록스'는 가자지구에서 폭격이 보고된 상황에서 "실시간 네트워크 데이터를 보면 이 지역의 인터넷 연결이 두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이동통신사 '자왈 모바일'도 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대규모 폭격으로 끊겼다며 "가자지구와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모든 방법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통신이 완전히 끊기자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모든 인력과 연락이 두절됐다"며 "특히 긴급전화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응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 당국에 무고한 민간인과 의료 시설, 적신월사 인력을 즉각적으로 보호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아랍과 이슬람국가, 국제사회가 책임을 지고 우리 주민들에 대한 범죄와 일련의 학살을 막기 위해 즉각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자지구에 대한 지지를 보여달라며 "결집"할 것을 요청했다.
◇예고됐던 지상군 침공 단계는 아닌 듯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그동안 예고됐던 대대적인 가자지구 침공은 아니라고 밝혔다.
피터 러너 IDF 대변인은 미국 ABC뉴스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 지상작전을 벌였냐는 질문에 "지상에서 최적의 작전 조건을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색 및 제거'(sweep and clear) 작업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대전차 무기를 찾아내거나 감시초소를 파괴하고 가자지구 주변이나 전선에서 발견한 테러범들과 교전하고 있다"며 "수일간 이런 작업을 펼쳤지만 작전상의 우려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보 관료 출신 아비 멜라메드는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 해 온 지상작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규모가 확대된 사실은 분명하지만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 먼저다"고 말했다.
멜라메드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 카드를 사용할 시간과 기회를 무제한으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작전은 이스라엘의 향후 작전 확대를 위한 준비단계의 일부다"고 봤다.
며칠간 계속된 이런 작전들이 대규모 지상군 투입 전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 군사분석가 숀 벨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궁극적인 침공 전 위험을 제거하고 작전을 점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행해지는 많은 단계들이 있다"며 "지난 며칠 밤 이스라엘군 공습 증가는 하마스의 방어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오늘 밤 가자지구에 들어가기로 결정한다면 저항군은 준비가 돼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총회, '인도적 휴전' 결의안 채택
한편 이날 유엔은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향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20표, 반대 14표, 기권 45표로 통과시켰다.
요르단 주도로 아랍 22개국 이름으로 제안된 이 결의안에는 "적대 행위의 중단으로 이어지는 즉각적이고 지속적이며 인도주의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모든 테러 행위와 무차별 공격을 포함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모든 폭력 행위를 규탄한다"는 문구가 담겼지만 하마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프랑스는 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은 기권했으며 오스트리아와 미국은 반대했다. 이에 AFP통신은 이번 전쟁에 대한 서방 국가 간 분열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결과에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오늘은 악명 높은 날로 기록될 것이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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