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변화구 던진 구원투수 인요한, 방망이 안 휘두른 이준석 뭐지?

은현탁 기자 2023. 10. 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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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첫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인요한 연세대 의대교수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했죠.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의 늪에 빠진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나선 겁니다. 첫 일성으로 '통합과 변화'를 말했는데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죠.

◇통합과 변화 두 마리 토끼 좇는 혁신위

인요한 위원장은 인선 직후 기자들을 만나 "그냥 한 단어로 정리하겠다. 통합을 추진하려 한다"면서 "이병철 전 회장의 '와이프와 아이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말을 깊이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통합과 변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부인데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가네요.

인요한 혁신위는 우선 변화보다는 통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요. 혁신위 인선부터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혁신위원들 면면이 친윤 색채에 가깝다는 평가입니다. 당 지도부와 가교역할을 할 유일한 현역 의원으로 박성중 의원이 들어갔는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죠. 부장검사 출신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대외협력특보를 지낸 친윤입니다.

인 위원장이 '통합'을 말했지만 첫출발부터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윤희숙 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등 비윤계 인사들에게 혁신위원 자리를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합니다. 비윤계는 혁신위를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 '허수아비'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혁신위의 권한이 어디까지 인지 모호합니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는 전권을 가지고 자율적·독립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인 위원장은 "권한이 정확하게 어디까지인지 모른다"고 말한 바 있죠.

혁신위의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추인을 받아야 하는 것도 걸림돌 입니다. 혁신위가 아무리 좋은 안을 내놓더라도 당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최재형 혁신위도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당 지도부가 외면하면서 공염불이 되고 말았죠.

국민의힘이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를 곧 발족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혁신위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어요. 결국 혁신위는 내년 총선 공천룰과 관련한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인데요. 실제로 인요한 위원장은 "(당이) 좀 바른 기초를 가지고 출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그다음 공천 이런 거는 제가 거기까지 앞서 나가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27일 첫 회의를 열고 1호 안건으로 당내 화합과 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제시했습니다. 품위유지 위반으로 당원권 1년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 10개월 정지 상태인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를 해제하는 방안입니다. 겉으로는 '통합'을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신당 창당을 고려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주저앉히기 위한 전략으로 읽힙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는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게 혁신위의 일이지,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 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면서 "혁신위 생각에 반대한다. 재론치 않았으면 좋겠다. 권력의 횡포를 지적하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하십시오"라고 적었습니다.

홍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촉도 징계도 모두 수용했고 모욕도 감내했다. 김기현 지도부와 손절한 지 오래다"며 "총선출마 할 것도 아니고 총선 관여할 생각 또한 추호도 없다. 총선 출마할 사람들에 끼워서 그런 장난치지 말라"고 밝혔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혁신위 제안에 '허수아비' 안 한다는 비윤

인요한 혁신위는 결국 비윤계를 품지 못한 채 60일간의 여정에 올랐습니다. 비윤계 인사들은 혁신위원 자리도 거절하고 사면도 거절했습니다. 혁신위의 의도를 뻔히 알고 있는데 허수아비 노릇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다음은 혁신위 출범에 따른 비윤 인사들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제가 그 임명장을 받고 들어가서 거기서 또 김기현 대표 끝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도 모순입니다. 그래서 이거는 좀 아닌 것 같고, 그게 아니라면 제가 들어가서 김기현 대표 그냥 시간벌이 하는 허수아비 혁신위원같이 활동하게 될 위험성이 있는데 어떤 허수아비 혁신위원을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이준석 전 대표-"대통령실에서 당 장악을 위해서 이미 1년 반 동안 무수히 많은 눈살 찌푸리는 행위를 했고 이것이 총선 국면에서도 이어지게 되면 이거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위배된다. 저는 인요한 위원장이 딱 이렇게 정리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통령실에서 당 운영에 개입하는 순간 그 사람을 영구 제명하겠다."(27일 YTN라디오 이슈앤피플)

■유승민 전 의원-"전권이 아니라 아무런 힘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혁신위원장한테 전권을 줘야 될 사람은 최대 100% 당을 지배하고 있는 대통령입니다. 인 위원장이 대통령 앞으로 당에 손 떼라 국정에 전념하라 이러고 당은 김기현 체제가 물러나든지 이런 파격적인 혁신안을 제시하면 그러면 저 같은 사람이 비판할 게 없는 거죠."(24일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하태경 의원-"문제는 혁신위원장, 혁신위원들이 자기들이 부여받은 권한을 얼마나 잘 활용을 하느냐. 저 같으면 막 휘두르죠. 휘두르면서도 또 섬세하게 다룰 부분은 다루고 이런 걸 할 텐데 인 위원장도 그걸 잘하실 분이고. 그래서 다음 주 정도 되면 김기현 당대표가 혁신위원장 잘못 뽑았다라고 후회를 하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김용태 전 최고위원-"그러니까 아무래도 현실 정치 상황에서 혁신위가 좋은 안을 내더라도 최고위원회의 추인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러한 것이 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혁명위원회보다는 안정화위원회가 더 가깝지 않을까. 어떠한 혁신안을 내놓든 결국에는 최고위원회를 통과해야 할 텐데."(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허은아 의원-"아내와 아이 빼고 다 바꾸는 건 좋은데 때로는 가족이 어디에 가서 사고 치고 오고 또 문제가 있으면 가족의 단점도 고쳐야 하거든요. 제가 윤리위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속담으로 좀 말씀드리면 등잔 밑이 어둡다. 인 위원장님이 모쪼록 집안의 인테리어만 관심 갖지 마시고 아내와 아이의 문제에도 관심을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2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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