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1000명 늘려도…2030년 의사 ‘연봉 4억’ 받는다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의사 3058명씩 배출돼도 부족
덕분에 의사 평균연봉 2억원대
의대정원 늘려도 부족 현상 지속
고령화로 건보 지출액 더 높아져
2030년 의사 평균연봉 4억 될듯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입니다. 2006년부터 17년간 3058명이 유지됐어습니다. 1000명이 만일 늘어난다면 4058명이 됩니다.
2020년 기준 의사 평균연봉은 2.3억원(보건복지부 자료)입니다. 만일 정원 1000명이 늘어나면 의사 고연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서 ‘의대 열풍’도 잠재워질 수 있을까요? 통계로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올해 의사 평균연봉은 연평균 5% 상승을 적용할시 무려 2.7억원이 됩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 상무급 연봉에 달하죠.
의사연봉이 지난 10년 간 엄청나게 증가한 이유는, 국민이 쓰는 의료비가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건강보험 지출액은 2011~2020년간 연평균 무려 7.7%가 증가했습니다. 건보 지출액은 2011년 37조원서 2020년 73조원으로 2배나 증가했습니다. 통상적으로 건강보험의 15%가 의사 인건비라고 하죠. 거기에 더해 실손보험(매년 약 비급여로 7조원 지출), 국민 본인부담금몫도 의사 수입원일 겁니다.
한마디로 의사수 연평균 상승(3.1)에 비해서, 국민 의료비 지출액(연평균 7.7%)이 훨씬 빨리 늘어나다보니, 의사 수입 역시 지난 10년 간 연평균 5.2%나 늘어난 겁니다.
이번에 정부는 의사정원 1000명을 증원했는데요.
2025년 신입생부터 반영되고 6년의 의대연수 과정을 거치게 되니깐 일러야 2031년부터 1000명 증원분이 반영됩니다. 이마저도 대다수 의대 재학 남학생이 군의관으로 가는 것을 감안하면 2034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원 증원분이 반영되겠네요.
만일 낙관적으로 2031년부터 ‘1000명 정원증원분’을 반영해도 2023~2040년까지 의사수 연평균 증가율은 2.4%에 불과합니다. 만약 정원 증원을 안했으면 연평균 증가율은 2.1%로 떨어지죠. 지난 2011~2020년 간의 의사수 증가율(3.1%)보다도 낮습니다. 1000명을 증원한다고 하더라도 의사 고수입엔 별다른 영향이 없을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의대정원을 아무리 늘렸어도 연평균 2.4%만 증가하고, 의사의 수입원인 건강보험 지출액은 연평균 8.7%가 증가합니다. 여전히 의사 수입이 연평균 5%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가 가능한 상황이죠.
만일 지금처럼 연평균 5.5%씩 의사연봉이 증가한다면? 2031년이 되면 의사 평균연봉은 4억원까지 치솟게 됩니다. 현재 주요 대기업 상무 연봉을 받는 의사가 앞으론 대기업 전무 연봉까지 올라가게 되는 겁니다.
의대 정원증원을 지금의 정원(3058명) 대비 대폭 올려서 근 1만명까지 증가시키지 않는한, 의사수입 증가는 앞으로 10~20년 간 여전히 계속될 전망입니다. (더군다나 은퇴하는 의사도 있어서 실제 활동의사수 증가는 예상보다 더딜 수 있는 사황이죠)
그렇다고 의사수를 연 1만명까지 늘리기도 애매합니다. 향후 연간 20만명이 출생하는 저출생 상황서 의사만 1만명을 배출한다는 것은 5%를 의사로 만들겠다는 이야기인데요. 다른 분야 인력수급까지 생각해보면 비현실적이죠.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올해 25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적립금이 5년 후인 2028년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2032년엔 61조원이라는 막대한 적자로 전환됩니다. 건강보험료율을 법정 상한선인 8%까지 올렸다고 가정해도 재정펑크는 이미 예고돼 있습니다. 의료비 지출의 약 40%가 65세 이상 노인 몫입니다. 고령화 시대 때 이미 건강보험 재앙은 예고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건강보험료율을 대폭 올리는데는 가계 및 기업부담이 커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지금 우리가 더 논의해야할 것은, 의대정원 증가와 더불어서 우리사회 의료비 지출을 어느정도 선에서 제어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입니다. 미래세대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이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다는 격입니다. 그동안 편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했던 국민들에게 “앞으로는 정말 중증 아니면 병원가지 마세요”라고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 그리고 이들 눈치를 보는 관료 입장선 최대한 자기 임기 때엔 말하고 싶지 않은 주제이죠. 앞으로 10년은 상관 없습니다. 다만 누적적자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203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될 겁니다.
참고로 2020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00만원에 육박합니다. 앞으로 이 부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않게끔 관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료비 지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고령층에게 더더욱 지금처럼 병의원을 가지 말라고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현상을 말하고 “더이상 의료쇼핑을 그만둬주세요”라고 말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여자친구랑 성관계 어떻게 하냐”…전청조 질문에 트렌스젠더의 답변 - 매일경제
- 전청조의 ‘재벌 연기 값’...경호원 1명당 월급 1500씩 줬다 - 매일경제
- 장미란 차관, 재산 6.9억 신고...누리꾼 “이게 정상 아닌가?” - 매일경제
- [단독] 북한해커와 남한 IT기업이 한패라니…“이런 통일 바란 게 아닌데” - 매일경제
- 일주일만에 온 겨울?…눈 폭풍에 ‘겨울폭풍 경보’ 내린 ‘이곳’ - 매일경제
- 워런버핏, 의외의 종목에 3300억 또 쐈다…대체 어떤 기업이길래 - 매일경제
- 벤츠·BMW만 사는 더러운 세상?…이 車 타면 ‘시선집중’, 디젤도 괜찮네 [카슐랭] - 매일경제
-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알맹이’ 빠진 연금개혁안…기초연금 40만원으로 - 매일경제
- 6년 만에 돌아온 스타벅스 ‘이 음료’, 출시 첫날 7만잔 팔렸다 - 매일경제
- 日 “이정후, 참을성 많은 메이저리그 팀 찾는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