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방안"이라는 '제시카법'…넘어야 할 산은

정유선 기자 2023. 10.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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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한국형 제시카법'에 대해 "공익 차원에서 법률에 의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한민국 헌법"이라며 위헌성 논란에 선을 그었으나, 그 밖에도 법안 추진에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머무를 지정시설 위치, 운영방식 등에 대한 정교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형 제시카법(제시카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안은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거주지를 국가와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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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고위험 성범죄자 대책
韓, '위헌 논란'에 "공익 차원에서 제한 가능"
시설위치·외출시간·퇴소기준 등 논의 필요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한국형 제시카법'에 대해 "공익 차원에서 법률에 의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한민국 헌법"이라며 위헌성 논란에 선을 그었으나, 그 밖에도 법안 추진에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머무를 지정시설 위치, 운영방식 등에 대한 정교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 26일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한국형 제시카법(제시카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안은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거주지를 국가와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하는 내용이다.

보호관찰소 장이 연령, 건강, 생활환경 등을 살펴 거주지 제한 명령을 신청하면 검찰이 이를 검토한 후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제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적용 대상은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하거나 3회 이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전자감독 대상자 중 부착 원인범죄로 10년 이상의 선고형을 받은 이들이다.

당초 법무부는 유치원·학교 등 일정 시설로부터 거리 기준을 둬 거주 제한을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했으나 재범 위험성 증가, 지역 차별 등의 비판이 제기되며 입법방향을 바꿨다.

종전 방안보다 거주 이전의 자유를 더 크게 침해하고, 이런 거주지 제한이 이중처벌에 해당할 수 있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나 법무부는 법리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한 장관은 지난 24일 법무부 브리핑에서 "보안 처분은 이미 세계적으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며 "공익 차원에서 법률에 의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한민국 헌법"이라고 했다. 그는 26일 국정감사에선 제시카법이 만점짜리는 아니지만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시카법은 위헌 논란을 넘어서더라도 실질적 운영 방식과 관련해 구체화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당장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것이 거주지정시설의 위치 선정이다.

시설을 어느 곳에 두더라도 인근 지역 주민들로부터 집단 반발이 터져나올 수 있다. 박병화, 조두순 등 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지역 주민들은 재범 가능성을 우려해 이들의 거주를 거세게 반대했다. 외진 곳에 시설을 둘 경우엔 직장 출퇴근 등 일상 생활에 불편이 예상된다.

시설 위치와 더불어 입소자의 외출시간 역시 사회 복귀에 어려움이 없되 입소의 의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제한을 둬야 한다는 측면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입소자들의 퇴소 여부를 결정할 객관적·과학적 판단 근거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재범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음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이 중 위치 논란을 줄일 방안으로 시설 운영과 함께 지역 치안을 동시에 강화하고, 이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역에 있는 분들에 대한 설득이 중요할 것"이라며 "조두순이 사는 인근 지역이 경찰서와 보호관찰소 지소 등이 생기며 안전해진 것처럼 (정부가) 지역사회 안전 등에 도움이 되는 측면들을 누누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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