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페이스대로" 기안84, 난코스·발목 통증에도…마라톤 42.195km 완주 '기적' [나혼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나 혼자 산다' 기안84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27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의 마라톤 42.195km 풀코스 도전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무려 두 달 동안 준비해온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기안84는 5시간 내 완주를 목표로 발을 디뎠다. "내 페이스로 가자"고 다짐했던 기안84는 '지옥의 오르막'에서 첫 고비를 맞았다.
1시간 18분 만에 약 13km를 돌파한 뒤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들고 쉼없이 발을 굴렀다. 프로 마라토너도 벅찬 난코스이지만 물을 마실 때조차 페이스를 유지하며 의지를 다진 기안84였다.
그러나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을 많이 들이킨 탓에 자꾸만 배가 쑤셔왔다. 기안84는 이곳저곳에서 쏟아지는 응원을 들으며 재차 힘을 냈다.
절반을 남긴 시점 다시 곤경에 처한 기안84는 "20km 넘어가면서부터 퍼지기 시작하더라. 연습 때도 쓰러졌다. 눈이 돌기 시작하더니 이상한 게 보였다. 지금 온 만큼 뛰어야 완주인데 제가 보기엔 제 체력이 하프 코스에 맞다"고 말했다.
기안84는 두 번째 반환점을 코앞에 두고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페이스메이커들의 응급 처치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그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는 "뭔가 잘못됐다. 사실 체력도 다 꺼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기안84를 움직이게 만든 원동력이 있었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가 자원봉사자와 연결된 끈을 잡고 달리는 모습을 목도한 것. 기안84는 "시각장애인이 뛰어가는데 할아버지시더라. 보는데 좀 울컥했다"며 "눈물이 고였다"고 터놨다.
설상가상 발목 통증까지 찾아왔다. 기안84는 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애써 고통을 삼켰다. "힘내! 기안84"란 격려에 또 한번 몸을 움직인 기안84는 얼마 가지 못해 멈춰서서 발목을 움켜쥐었다. 3km가량 남겨두고 이번엔 무릎을 짚으며 "살을 좀 더 뺐어야 했나보다"라고 되뇌기도 했다.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응원 소리도 커졌다. 그렇게 기안84는 인생 첫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 성공했다. 최종 기록은 4시간 47분 8초였다. 없는 힘까지 짜내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기안84는 바로 운동화를 벗어던지고 "해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서브 4? 4시간 안에 들어가는 거 내년에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우 데리고 뛰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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