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고 싶었는데”…그 날 ‘손’ 내민 사람들
[앵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그날,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의 얘기를 다시 들어보는 순서입니다.
첫 순서로 참사 당시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소방대원과 의료진을 만났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뭘 고민했을까요?
최인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날 밤 11시,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했던 소방대원 권영준 씨.
[권영준/소방대원 : "켜켜이 이렇게 쌓여계시더라고요. 안 당겨지는 거예요. 위에서부터 꺼내야 되는데...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데 저 앞쪽에서는 계속 이제 의식 없는 분들을 끄집어내는 거죠. 그러니까 끊임없이 밀려 나오는."]
응급 의료진에게도 모든 것이 비현실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광장히 삶과 사망에 대해서 굉장히 무뎌질 대로 무뎌져 있었는데 그렇게 한꺼번에 많은 사망자를 볼 기회는 사실은 흔치 않거든요."]
이들에게도 지난 1년은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저도 사실 PTSD가 아예 없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니까 이제 한 달 동안 저녁에 불을 못 끄고 잤거든요."]
[권영준/소방대원 :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제가 심폐소생술을 했던 분들의 얼굴."]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권영준/소방대원 : "많은 부상자나 사망자가 쏟아져 나올 때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훈련을 좀 많이 하고 있고."]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인공호흡을 포함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켜서 좀 더 빨리 환자들에게 산소가 도달할 수 있도록…."]
다 함께 고민해 보자고….
이번엔 모두를 향해 손을 내밉니다.
[권영준/소방대원 : "원인이야 어쨌든 누가 잘했든 못했든 간에 100명이 넘는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이 거기서 희생당했단 거는 우리 전체 사회 시스템이 뭐가 문제가 있다…."]
[심민영/국가 트라우마센터장 :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우리가 얼마만큼 사회적으로 잘 걸러낼 수 있느냐, 이를 테면 2차 가해라든가 어떤 분쟁이라든가 불필요한 어떤 정쟁이라든가…."]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왜 스위스 치즈라고 얘기하잖아요. 수많은 구멍이 모여서 결국은 화살이 지나가게 되는 건데, 여러 가지 수많은 구멍 중에 국가가 책임져 줬을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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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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