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HI 2023] 세계 최대 의약품 전시회 점령한 중국⋅인도 기업들
삼바⋅SK팜테코 ADC 기술에 집중
스타트업 섹션 첫 등장 “한국 기업과 협력 원해요”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의약품 박람회인 CPHI 2023가 지난 26일(현지 시각) 폐막했다. 총면적 50만㎡(약 15만 1250평), 규격 축구장 60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피라 바르셀로나’는 박람회 기간 전 세계 제약 업계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박람회에는 170개국 2,500여 개 기업에서 총 4만여 명이 방문했다.
◇ 중국 참가 업체 630개로 1위...인도는 2위
코로나19가 모두 물러난 올해 박람회는 중국과 인도 기업들이 점령했다. 인도와 중국은 세계 원료의약품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최강국으로 통한다. 다만 작년 독일 뮌헨 CPHI에서는 중국인을 보기 힘들었다. 그 당시 중국이 오미크론 2차 유행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작년 CPHI에서는 중국의 빈틈을 인도가 채웠다.
올해는 박람회장 어디를 가든 중국어가 먼저 들렸다.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을 국적별로 나누면, 중국 기업이 630개로 가장 많았다. 인도 기업은 450개로 뒤따랐다. 지난해 박람회에 참가한 중국 기업이 143개에 불과했다. 인도는 지난해 389개 기업이 참여하며 참여국 1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CPHI는 의약품, 의약품 포장재, 설비, 위탁개발생산(CDMO) 등 의약품 사업 전체를 아우르지만, 산업의 역사가 길수록 규모가 크다. CPHI에서는 원료의약품의 역사가 가장 길고, CDMO 부문이 생긴 것도 몇 년 되지 않았다.
올해는 제약·바이오 벤처들을 모은 ‘스타트업’ 코너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 곳에선 제약 바이오 새싹 기업들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제 등을 소개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서로를 소개할 수 있도록 마련된 네트워킹 라운지는 명함을 주고받는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분주했다.
인도 중견 원료의약품 제조사인 아피디 테크놀로지(Appidi Technologies)의 아비스 레디 상무는 “제약 부문 기술 제휴를 위한 네트워크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과도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태극 문양 알아보고 ‘한국 기업’ 먼저 인사”
한국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CDMO 섹션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생산 역량 기준으로 세계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에서 전 세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SK팜테코는 대형 단독 부스를 꾸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인 화이자와 미국 CDMO 업체인 캐털란트 사이에 부스를 마련했다. SK팜테코는 역대 최대 규모인 189㎡(약 57평) 크기의 전시관을 설치했다. CDMO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작년에 이어 올해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야 ‘롯데’를 알지만, 유럽 선진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며 “단독 부스를 열고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CPHI에 부스를 마련한 한국 기업은 75곳으로 작년(10곳)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대웅제약·유한양행·휴온스·유유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은 전통제약사 섹션에 부스를 마련했다. 한국관에는 중견 제약사들이 부스를 차렸다. 유한양행, 휴온스, 유유제약, 삼양바이오팜, 우신라보타치, 신신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관에 부스를 차린 유선호 우신라보타치 연구소 차장은 “중국 기업인 줄 알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한국관의 태극기를 보고 인사를 건넸다는 외국인 관람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우신라보타치는 의약품 의료기기 수출도매를 주로 하는 기업이다.
박람회장에서는 기업별 부스와 함께 주요 기업의 경영 전략을 소개하는 콘퍼런스도 열렸다. 글로벌 CDMO 기업들은 항체접합약물(ADC) 위탁생산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었다. 스위스 론자는 최근 ADC 생산시설을 완공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인천 송도에 별도의 ADC 생산시설을 곧 착공한다.
ADC는 특정 표적 암세포만 골라 파괴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로 꼽힌다. 노바티스의 비나이 살리자 글로벌개발서비스 총괄은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신뢰’와 ‘스피드’가 필수다”라며 “(신기술을 갖춘) 기업 맞춤형 설루션도 제공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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