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리뷰] '손세이셔널' 손흥민 리그 8호골→득점 단독 2위+PL TOP 25 진입...'1위 질주' 토트넘, 팰리스에 2-1 승리

김대식 기자 2023. 10.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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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손흥민의 발끝이 또 한번 빛났다. 토트넘이 시즌 초반 최고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은 2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0라운드에서 2-1으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개막 10경기 무패를 달린 토트넘은 승점 26점이 되면서 2위권과의 격차를 승점 5점 차이로 벌렸다.

토트넘의 경기 명단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먼저 공격진은 그대로였다. 최전방에 손흥민이 위치하고 2선에 히샬리송,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자리했다. 중원에 퇴장 징계로 빠져있던 이브 비수마가 복귀했다. 파페 마타 사르도 그대로 출전했다.

 

수비진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 풀럼전에서 부상을 당했던 데스티니 우도지가 끝내 출전이 불발됐다. 우도지 자리에는 벤 데이비스가 나왔다.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는 또 한번 선발로 낙점됐다. 골문은 역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맡았다.

벤치에도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바로 십자인대 파열 부상에서 돌아온 로드리고 벤탄쿠르였다. 벤탄쿠르는 2021-22시즌 겨울 이적시장에 영입돼 토트넘의 상승세에 엄청난 공헌을 했다. 쿨루셉스키와 함께 엄청난 공헌도를 보여주면서 토트넘의 4위 등극을 이끈 주역이었다.

2022-23시즌에도 벤탄쿠르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와 함께 토트넘 중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무릎이 꺾이면서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약 9개월 정도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벤탄쿠르는 정말로 9개월 정도의 재활을 거친 뒤에 경기 명단에 포함됐다. 파페 사르와 비수마의 역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베테랑이기에 토트넘의 상승세에 또 하나의 동력이 추가됐다.

 

한편 이번 경기부터 토트넘 선수들은 특별한 유니폼을 착용한다. 토트넘은 2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1군 경기에 출전한 모든 선수의 공헌을 기념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클럽 역사학자들의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현재 879개의 레거시 등번호가 부여됐다. 레거시 번호는 1894년 10월 FA컵 경기부터 지금까지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 제공할 것이다. 이는 토트넘의 역사에서 그들의 위치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레거시 번호 프로젝트를 진행한 토트넘은 1882년에 창단한 구단의 역사에 따라서 1군 경기를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 고유의 등번호를 부여했다. 레거시 번호는 현재 선수단 등번호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손흥민은 등번호 7번이고, 레거시 번호는 805번인 것이다. 구단은 앞으로도 레거시 번호 프로젝트를 계속할 계획 속에 팰리스전부터 선수들의 유니폼에 고유의 번호를 추가해줄 예정이다. 레거시 번호는 유니폼 뒷면에 박힌다. 등번호와 이름 윗부분에 위치한다.

토트넘 구단은 레전드에 해당하는 특정 인물들에게만 소개 멘트를 작성했고, 당연히 손흥민도 포함됐다. 손흥민을 대해서는 "세계 축구계 스타로 그 위상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손흥민은 토트넘의 전설이 됐다. 아시아 최고의 축구 수출품인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하면서 축구계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현재 주장인 그는 자신의 토트넘 역사에 더 많은 챕터를 써 내려가고 있다"라며 전설다운 극찬을 남겼다.

 

특별한 번호가 더해진 토트넘에 맞설 팰리스는 4-4-2 포메이션으로 준비했다. 오드손 에두아르, 윌 휴즈, 제프리 슐럽, 제퍼슨 레르마, 셰이크 두쿠레, 조던 아예우, 타이릭 미첼, 마크 게히, 요아킴 안데르센, 조엘 워드, 샘 존스톤이 선발로 출장했다.

경기 초반부터 토트넘의 기존의 색깔을 잘 유지했다. 전방부터 선수들이 성실하게 뛰어주면서 팰리스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토트넘 선수들의 성실함과 다르게 초반 기회는 팰리스가 만들었다.

전반 6분 팰리스가 역습에 나섰다. 판 더 펜이 휴즈를 견제해 지연시켰지만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아예우가 공을 이어받아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 정면으로 향했다. 비카리오의 선방쇼가 이어졌다.

전반 7분 이번에는 팰리스가 세트피스 공격을 시도했다. 슐럽의 불안정한 터치가 운이 좋게 에두아르에게 전달됐다. 에두아르가 결을 살려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비카리오가 몸을 날려 막아내면서 토트넘이 위기를 넘겼다.

 

토트넘이 조금씩 올라서기 시작했다. 전반 9분에 처음으로 공격작업이 잘 만들어졌다. 히샬리송이 좌측으로 침투하는 메디슨을 잘 이용했다. 메디슨이 공을 이어받아 중앙으로 연결해줬지만 손흥민과 데이비스에게 연결되지 못했다.

토트넘이 분위기를 이어갔다. 전반 14분 손흥민에게 전달되면서 시작된 공격을 메디슨이 잡았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비수마가 나섰지만 슈팅은 매우 부정확했다. 토트넘이 공세를 펼쳤다. 전반 17분 히샬리송이 머리로 잘 넘겨준 뒤에 메디슨이 슈팅까지 이어갔지만 슈팅이 하늘로 향했다.

좌측에서 메디슨과 히샬리송의 호흡이 잘 이뤄졌다. 전반 19분에는 히샬리송과 메디슨이 좋은 원투패스를 주고받았다. 히샬리송이 중앙으로 이동해 과감하게 골문을 조준했지만 옆으로 향했다.

팰리스가 계속해서 거친 플레이를 보여줬다. 경기 초반 휴즈가 판 더 펜의 아킬레스건을 밟아버리는 플레이가 나왔지만 경고가 나오지 않았다. 전반 31분에는 로메로가 에두아르한테 거칠게 밀려서 얼굴에 고통을 호소했다. 에두아르는 1분 뒤에 판 더 펜의 무릎을 가격하면서 또 반칙을 범했지만 경고는 계속해서 나오지 않았다.

판 더 펜은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다시 경기에 투입됐다. 다시 나오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뛰어난 커버를 보여주면서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토트넘이 공격에서의 기어를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전반 38분 포로가 손흥민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줬다. 손흥민이 잘 버텨준 뒤에 메디슨에게 공을 넘겼다. 좋은 기회였지만 레르마가 먼저 처리했다.

 

팰리스가 전반 막판 코너킥으로 재미를 보기 시작했다. 워드의 슈팅, 안데르센의 헤더까지 나왔지만 골로 연결되기엔 아쉬움이 따랐다. 토트넘은 남은 시간 동안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그대로 전반이 종료됐다.

전반전 토트넘에서 눈에 띈 선수는 비카리오 정도가 유일했다. 팰리스의 거친 압박과 수비지향적인 전술에 고전하면서 토트넘은 팰리스가 의도한 바를 깨트리지 못했다. 손흥민이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줬지만 좋은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메디슨과 히샬리송이 활발하게 좌측을 누볐지만 결정적인 찬스는 만들지 못했다. 후반전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토트넘이 변화를 줬다. 데이비스가 빠지고 그 자리에 에메르송 로얄이 투입됐다. 변화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실마리를 잘 찾지 못했다.

오히려 토트넘이 위기를 마주했다. 후반 6분 슐럽이 포로를 잘 뚫어낸 뒤에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줬다. 에두아르에게 정확히 향했으면 곧바로 실점할 수 있는 위기였지만 수비가 먼저 걷어냈다.

토트넘에 행운의 득점이 찾아왔다. 후반 8분 파페 사르의 하프스페이스 움직임부터 공격이 시작됐다. 파페 사르가 잘 파고든 뒤에 크로스가 굴절된 후 메디슨에게 향했다. 메디슨이 강하게 크로스를 올려줬는데 워드가 자기 골대로 걷어내고 말았다. 역시 원정에서 더 빛나는 메디슨이었다.

선제골 이후에 토트넘의 집중력이 흔들렸다. 후반 10분 비수마가 어이없는 실수로 팰리스가 곧바로 공격을 진행했다. 에두아르가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했지만 로메로가 육탄 수비로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게히를 놓쳐서 헤더를 허용한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이 선제골 후에도 공격적으로 조금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히샬리송을 빼고 브레넌 존슨을 투입했다. 비수마를 대신해서는 호이비에르가 나왔다.

이는 곧바로 추가골로 이어졌다. 후반 23분 존슨이 머리로 패스를 메디슨에게 연결해준 뒤 다시 침투했다. 존슨이 컷백을 내준 위치에 손흥민이 있었고, 손흥민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손흥민의 경기 첫 슈팅이자 토트넘의 첫 유효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리그 8호골 고지에 올랐다. 9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드를 맹추격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PL에서만 111번째 득점을 터트렸다. 이로서 손흥민은 PL 역사상 최다골 TOP 25위에 진입했다. 디온 더블린과 사디오 마네와 동률을 이루면서 리그 역사상 최다골 공동 24위에 자리했다. 아스널 레전드이자 역대 최다골 23위에 자리하고 있는 이안 라이트의 113골 기록도 금세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 노팅엄 포레스트를 떠나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존슨의 첫 공격 포인트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득점 세리머니를 하면서 존슨을 챙겨주는 리더십까지 보여줬다.

다급해진 팰리스는 대거 교체했다. 나다니엘 클라인, 마테우스 프란카, 장 필립 마테타, 나우루 아메드까지 4명을 넣었다. 팰리스가 공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거친 면모가 계속 나왔다. 후반 33분 코너킥에서 레르마가 로메로를 향해 몸통 박치기를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팰리스가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토트넘의 공격 리듬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35분 빠르게 공격으로 전개한 토트넘이 쿨루셉스키에게 공을 배급했다. 주변 동료들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쿨루셉스키의 선택은 슈팅이었고, 수비수에게 차단되면서 기회를 허비했다. 

 

토트넘의 공격 전개가 갈수록 살아났다. 후반 37분 우측에서 쿨루셉스키와 파페 사르가 호흡을 맞췄다. 파페 사르가 라인 사이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전달했지만 안데르센이 먼저 짤라냈다. 

토트넘의 수비 집중력도 좋았다. 후반 40분 안데르센이 강하게 문전으로 올려줬다. 걷어내기 쉽지 않은 궤적이었지만 판 더 펜이 몸을 날려서 막아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마지막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추가시간을 앞두고 브리안 힐과 벤탄쿠르를 투입했다. 메디슨과 쿨루셉스키가 교체됐다. 토트넘 원정팬들은 벤탄쿠르가 복귀하자 기립박수를 보내줬다. 

이로서 손흥민은 풀타임 경기를 소화하게 됐다. 아스널과의 북런던 경기 이후로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토트넘에서는 풀타임 경기를 소화한 적이 없었던 손흥민이었다. 부상에서 많이 회복한 손흥민의 몸상태를 보여주는 풀타임이었다.

손흥민이 또 한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존슨이 이번에는 우측으로 파고 들어서 손흥민에게 컷백을 내줬다. 손흥민이 곧바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수 몸에 막히고 말았다. 

팰리스는 0-2로 밀리고 있는 와중에도 공격적으로 임하지는 않았다. 적극적이지 못한 압박으로 인해서 팰리스 홈팬들의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토트넘이 실책성 플레이로 실점을 내줬다. 후반 추가시간 4분 포로가 크로스 낙하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아예우가 공을 잡은 뒤 강력한 슈팅으로 비카리오를 뚫어냈다. 워낙 강력해 비카리오가 막기 쉽지 않은 공이었다. 

이후 VAR 판독이 진행됐다. 아예우가 크로스를 잡는 과정에서 손에 맞았는지를 판독했다. 중계 화면을 통해 VAR 판독 과정이 나왔지만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에는 득점이 인정됐다. 

만회골이 터지자 팰리스가 막판에 힘을 내기 시작했다. 경기 막판 분위기가 과열되기도 했다. 힐을 향해 안데르센의 태클이 거칠게 들어가자 토트넘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했다. 에메르송과 존슨이 안데르센을 향해 달려들자 주장인 손흥민이 나서서 자제를 요청했다. 

토트넘은 경기 막판 팰리스의 반격을 잘 막아냈다. 경기 종료 직전 클란사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지만 포로가 몸을 날려서 막아냈다. 토트넘의 승리를 지켜내는 수비였다.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토트넘이 승리했다. 결승골을 기록한 손흥민이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사진=토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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